한국

636/ 새- 오정희 지음

최해식 2018. 1. 28. 10:18

-사내들이란 자고로 십원벌이를 하더라도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와야 대접을 받는 거라오. -13-


- 여자는 사랑을 원하지만 남자들은 육체만을 원해.

........ 노류장화 인생이 별수 있을까.  늘그막을 생각해야지. 청춘은 금방 가는 거야.  -52-


- 우리는 모두 매일매일 무엇인가가 되어가는 중이지. 

너는 지금의 내가 되기 전의 나야. 아니면 내가 되어가는 중인 너라고 말해야 하나? -73-


- 세상에 한 번 생긴 것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 고 말해준 것은연숙 아줌마다.  아주 먼 옛날의 별빛을 이제사 우리가 보는 것처럼, 모든 있었던 것,  지나간 자취는 아주 훗날에라도 아름다운 결과 무늬로, 그것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나타난다.  부드럽고 둥글게 닳아지는 돌들, 지난해의 나뭇잎, 그 위에 애벌레가 기어간 희미한 자국, 꽃 지는 나무,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고 그 외로움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그래서 바람은 나무에 사무치고 노래는 마음에 사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밤새 고이고 흐르던 세상의 물기가 해가 떠오르면 안개가 되고 구름이 되고 비가 되어 다시 내려서 땅속 깊이 뿌리 적시는 맑은 물로 흐르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고 말했다.  강물이, 바닷물이 나뭇잎의 향기로 뿜어지고 어느 날의 기쁨과 한숨과 눈물이 먼 훗날의 구름이 되는 거라고도 말했다. -74-


- 인생살이가 소꿉놀이 같아. 한바탕 살림 늘어놓고 재미나게 놀다 보면 어느새 날이 저물어오지.  그러면 놀던 것 그대로 그 자리에  놓아두고 뿔뿔이 흩어져 제집으로 가버리는 거야. 사람 한평생이 꼭 그래.  -93-


- 남자와 여자가 어울리면 애가 생기는 게 음양의 이치이다. 씨가 떨어져야 열매를  맺지. -97-


- 밥을 먹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들의 머리통이 딱 부딪히고 숟가락이 딸그락 부딪힌다.  어느새 냄비에 가득 들어 있던 밥을  다 먹어 버린 것이다. -101-


-.........-167-끝. 잘 봤습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