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내린 비에 갓 머리 감은 듯 싱싱한 벼포기들이 푸릇푸릇 눈에 들어왔다. 질펀한 푸른빛의 융단 한 자락 눈끝에 달려오듯 부드럽게 일렁이었으나 열린 창으로는 아스팔트의 콜타르가 묻어오르듯 더운 바람이 불어왔다. -24-
- 얼음을 녹일 때 불이 아닌 물을 사용해야 하는 것처럼 막힌 글은 글로써 싸우고 뚫고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42-
- 장기려 박사는 북한에서 살았던 젊은 시절, 어느 날 낮에 마당에서 빨래를 하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불현듯 '이 사랑이 영원하리라' 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그후 한국전쟁이 일어나 장기려 박사는 잠시 피신할 요량으로 가족들을 남겨둔 채 맏아들만 데리고 남쪽으로 나왔는데 그것이 남북으로 갈린 부부의 영이별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 사랑이 영원하리라' 는 한순간의 확신은 그를 평생 북의 아내를 그리워하며 독신으로 살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인술을 베푸는 성자의 삶으로 이끌었다. ............. 남녀가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는다는 것이 결코 행복과 기쁨 그 자체만이라고는 할 수 없는, 시고 떪고 맵고 짠 신산한 생활이지만 때로는 유한한 우리 인생에 그렇게 '순간이 영원으로 이어지는' 지복으로 보상해주기도 하는가 보다. [어느 날의 저녁 풍경]에서-171-
-.........-199-끝 잘 봤습니다.
'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639/ 토정 이지함 1- 윤태현 지음 (0) | 2018.01.28 |
---|---|
638/ 돼지 꿈- 오정희 지음 (0) | 2018.01.28 |
636/ 새- 오정희 지음 (0) | 2018.01.28 |
635/ 오정희, 깊이읽기- 우찬제 지음. (0) | 2018.01.21 |
634/ 책꽂이 속 나만의 글쓰기 비법50 - 현혜수 지음. (0) | 2018.0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