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지루해지고 벗어나고 싶을 때는 , 지금 자신이 머무는 공간에서 새롭게 무언가를 보려고 노력해보자. 대상을 무심히 스치듯 보지 않고 충분히 관찰하며 끊임없이 "이 대상에게만 있는 특징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한다면 자신에게 맞는 가장 적절한 일상의 철학을 만날 수 있다.
"본질을 발견하려면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나?"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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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암은 굳이 멀리 떠나지 않고도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 삶에 바로 도움이 될 것들을 발견했다. 그럴 수 있었던 힘은 어디에서 나왔던 걸까? 바로 이것이다. '주변에 존재하는 만물을 텍스트로 변환해서 마음에 담기' 이게 과연 무슨 말일까?........유독[답경지지이] 에 쓴 이 글이 그의 능력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니
푸른나무 그늘이 근사한 숲에서
새들이 저마다 깊고 넓게
자신의 소리를 내며 울고 있었다.
그때 부채를 들어 책상을 치며
나는 크게 외쳤지.
이것이야말로 '날아가고 날아온다'라는 글자요,
'서로 울고 서로 호답한다'라는 글을 말하는 것이다.
내게 찾아온 갖가지 색을 문자라고 한다면
그것보다 더 나은 문장은 없을 것이다.
오늘도 나는 다시 볼 수 없는 글을 읽었다."
그는 이처럼 눈만 뜨면 보이는 모든 이미지와 풍경에서 텍스트를 발견했다. ......자연을 그저 보이느 대로 느끼며 그 안에 녹아 있는 수많은 생의 기록을 들춰서 볼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인간이 배우는 방식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지상의 모든 깨달음을 스스로 익히게 될 것이다. 한 해 한 해 나이만 먹는다는 생각에 초조한 마음이 앞서는 사람이라면, 듣기만 해도 탐나는 능력이 아닐 수 없다. -66-
-"가난에 얽매이지 않고 도를 즐기며 살아가려고 했지만, 막상 가난하니 가난이라는 놈에게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마누라 바가지에 글을 쓰려는 의지도 사라지고, 먹지 못해 굶주린 자식들에게는 조언을 전할 명분이 서지 않아 엄하게 교육하지도 못하겠다.
삶이 이러니 꽃과 나무까지 모두 쓸쓸해 보이고, 시를 쓰고 글을 읽는 것도 모두 부질없는 일처럼 느껴진다.
저기 부잣집 울타리 아래에 아무리 곡식이 쌓이면 무엇 하나, 가난한 내게는 그저 만질 수 없는 남의 것일 뿐인데 "
다산 정약용의 [탄빈]이라는 시를 현시대에 맞게 편집했다. 그 시절 쓰라리고 아픈 다산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결국 모든 인간의 가치와 이념은 현실을 벗어나기 힘들다. 가난한 삶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은 삶과 기쁨만을 누리며 살겠다는 말은 쉽게 할 수 잇지만, 다산의 말처럼 현실에서는 그런 뜻을 펼치기가 쉽지 않다. 글쓰기와 독서를 평생의 사명처럼 반복한 그에게도 가난은 쉽게 뿌리칠 수 있는 적이 아니었다. -77-
- 창조적인 발상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데서 시작한다.
창조란 세상에 없던 무엇을 만들거나 배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낯설게 보는 것이다.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유에서 새로운 나만의 유를 찿는 것이 연암이 말하는 창조의 본질이다. 같은 대상에서도 각자 다른 가치를 발견하는 일은 진득하게 하나를 깊이 들여다보고 공부해본자만이 가능하다.-100-
- 사람들이 좋다는 문장을 읽고 변주하면, 그 문장은 '나만을 위한 문장'이 되며, 일상에 좋은 자극을 주지 않을 수가 없다. -153-
-독서는 취미일 수가 없다. 숨을 쉬는 동안 멈출 수 없는, 지성인의 생명 연장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171-
- 연암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비록 하늘과 땅은 오래되었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낳고, 비록 해와 달은 오래되었지만 그 빛은 날마다 새롭다" -180-
-진정한 고전은 과거 어느 순간에 있지 않고 바로 지금 당신 앞에 있다........이에 연암은 자꾸만 과거의 어느 지점만 볼 것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공간에서 과거의 흔적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오십이 되면 적을 물리쳐서 이긴다는 생각이 아닌 자신의 내면이라는 진지를 지킨다는 생각으로 말하고 써야 한다. 그래서 자기 방식대로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200-
-연암은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말했다.
"오랫동안 반복해서 읽어보며, 글자 너머에 있는 의미가 무엇일지 한번 생각해보라." -211-
-참 이상하다. 많이 배워서 말과 글에 능한 사람이 많은 곳일수록 뻔뻔한 사람이 많고, 오히려 말과 글이 통하지 않는다. 저마다 부끄러움을 모르고 자신을 옹호하기 위해서만 언어를 악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어느 시대나 마찬
가지 였던 것 같다.
연암도 이런 같은 문제로 오랫동안 사색하며 답을 찾으려고 하엿다. 그 해답으로 아래와 같이 조언을 한다.
1.자신을 보라
2.부족함을 느껴라.
3.부끄러운 마음을 소유하라. -236-
- 고상하게 말하고이론을 정립하는 일보다 하나라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글을 귀하게 여겼다.
아래 연암이 쓴 시에도 그런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우리 형님 얼굴은 누굴 닮았나.
아버지 생각나면 형님을 보았지.
이제 형님 생각나면 그 누굴 보나.
시냇물에 내 얼굴을 비추어 보네.
.......연암은 늘 일상에서 현재 고민하는 문제를 해결할 가장 실용적인 방법을 찾았다. 시에서 나타난 것처럼 세상을 떠난 사람을 그냥 그리워만 하지 않았고,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그를 가장 많이 닮은 형님을 바라보며 아버지를 떠올리고, 다시 형님까지 돌아가시니 이제 그를 닮은 자신의 얼굴을 시냇물에 비춰 보며 그리워하자는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아파하는 자신에게 가장 좋은 방법을 제시하겠다는 간절한 마음이 없는 사람은 도저히 쓸 수 없는 글이다.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은 재능이 뛰어나야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마음이 간절해야 쓸 수 있다.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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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성공이 오랫동안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혼자서 모든 공로를 가지려고 하기 때문이다. 성공했다면 그 자리에 오래 머물러 있지 마라. 성공의 공로를 주변 사람들과 나누며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서 벗어나라. 공를 나누지 않으면 조만간 당신은 공로를 억지로 빼앗길 것이다. 먼저 나누고 그때마다 그 자리를 떠난다면 당신의미래는 밝아질 것이고, 나누지 않고 버틴다면 좋은 미래를 만날 수 없을 것이다. -283-
-무엇이든 20년 혹은 30년 가까이 치열하게 지속해야 비로소 전문가로 살아갈 수 있으며, 업계에서 아무리 이름을 떨쳐도 그 공간을 벗어나면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 외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일은 나를 증명할 수 없고, 지나온 시간은 허망하다. 그래서 더욱 나는 연암을 당신에게 소개하고 싶었다. 나도 같은 감정을 느꼈으며 참 많이 아팠으니까............연암이 그대에게 외치는 저 뜨거운 음성이 들리지 않는가.
"세상에서 부는 바람은 내가 어찌할 수 없지만,
내 안에서 부는 바람은 생각을 바꾸면 잠재울 수 있다." -315-
- "포장지는 아무리 화려해도, 결국 벗겨내야 할 껍데기에 불과하다"
그저 일상에 모든 것을 바치면 된다. 오십부터는 세상를 위해 산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을 위해 산다고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 현명하다. 그리고 그 옛날 연암이 느꼈던 것처럼 세상이 당신을 선택하지 않는다고 비참한 마음을 느끼거나 포기하지 말자. 세상이 당신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대에게 스스로 자신을 선택할 근사한 기회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세상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면, 그대가 스스로 자신을 선택하라. -317-
-318-끝.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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