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864/ 연필로 쓰기 - 김훈 지음

최해식 2019. 12. 8. 20:16

-제 손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은 왜 소중한가.  그것은 영양가 있고 깨끗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섭생적 의미도 있지만,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활을 사랑하고 현실을 긍정하는 심성이 인격 안에 자리잡게 되는 것이라고 나는 말했다. 재료를 다듬고, 섞고, 불의 온도를 맞추고 ,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인간도 함께 익어간다. -79-


-남한산성 서문에서 삼전도까지 걸어갈 때 조선 임금 인조의 내면은 어떠했는지를 생각하는 일은 참혹하다.  이 얼음길을 내려가면서 임금은 비로소 아비가 되는 것인데, 이 아비의 아비 되기는   우선 치욕에 몸을 담그고, 견딜 수 없는 것들을 견디는 것이엇다. -100-


-김훈, 이 중학생이었을 때,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80달러 정도였다.  한국은 세계 최빈국이었고 필리핀의 원조를 받았다.  지금은 3만 달러를 넘어섰다. -169-


-지난여름은 징글맞게도 더웠다.  어느 날 갑자기 밤이 가고 아침이 오더니 찬바람이 도적처럼 들이닥쳐서 또 추석이다. -196-


-40년 동안 매일 소주 한 병 이상씩을 마신 친구는  금년에 초기 간경화, 복부비만, 동맥경화 판정을 받았다. 의사가 당장 술을 끊으라고 경고했다. -458-


-해마다 해가 간다. -461-


-.........-467-끝. 그냥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