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누워 있다고 잠이 오는 건 아니었다. 집에 가서 이것저것 먹을 걸 상상하고,식구들에게 투정 부릴 궁리를 했다. 딸들이 만일 잣죽이나 전복죽을 쒀 온다면 냄새만 맡고도,꼬라지만 보고도, 죽집에서 사 왔다는 걸 알아맞히고 호통을 치리라. 콩나물죽이 먹고 싶다고 할까,
호박죽이 먹고 싶다고 할까. 아니 흰죽이 먹고 싶다고 해야지.
장조림 간장은 싫고,장산적, 아니지 강된장에 맵지 않은 풋고추를 꼭꼭 찍어 먹고 싶다고 해야지,상상만으로도 입 안에 군침이 돌고 살맛이 났다. 감기는 어지간히 물러간 것 같았다. 그래도 내가 그동안 얼마나 독한 감기를 앓았는지는 꼭 티를 내야지, 하고 별렀다.-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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