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344/ 그 남자네 집 - 박완서 지음

최해식 2015. 10. 20. 18:17

-151021읽음

-작가는 정말 글을 잘쓴다

우리가,또 내가 살아 왔던 이야기를 어쩜 그렇게 사실처럼 글을 잘 썼을까?

나의 주변이야기와도 어쩜  그렇게  똑 닮았을까. 그리고 사실처럼 글을 쓴 작가의 글에 ,이야기에 정말 재미 있게 읽었다.-최해식의 평-

--------------------------------------

 

- ........남이 쳐다보고 부러워하지 않는 비단옷과 보석이 무의미하듯이 남이 샘내지 않는 애인은 있으나마나 하지 않을까. 그가 멋잇어 보일수록 나도 예뻐지고 싶었다.-37-

 

- 떡 사세요,떡. 얼가리 배추나 열무 사료, 하고 악을 악을  썼다. 

여편네들이 광주리를 이고 다니면서 장사를 하는 것은 흉이 아니엇다. 

아직도 전쟁이 날뛰고 있는 중이었다. 돈벌이를 할 수 잇는 남자들은 죽었거나 전쟁터에 있거나 해서 지금 여기에 없었다. 그보다 더 능력 잇는 남자는 처자식을 이끌고 전쟁터어서 먼 대구나 부산쯤에 피난 가 잇거나 해서 여기에는 여자가 먹여 살려야만 하는 쭉정이만 남아 있었다. 

"임을 일 수 있다" 는 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 그 자체였고,광주리는  움직이는  가게터였다. -40- 

 

 

 

- 5월이 되자 사랑마당에서 온갖 꽃들이 피어났다. 그렇게 여러가지 꽃나무가 있는 줄은 몰랐다. 향기 짙은 흰 라일락을 비롯해서 보랏빛 아이리스, 불꽃 같은 영산홍,간드러지게 요염한 유도화,홍등가의 등불 같은  석류꽃,숨가쁜 치자꽃,그런 것들이  차례로 불온한 열정-화양끼처럼

걷잡을 수 없이 분출했다.  ..........그런 꽃들을 분출시킨 참을 수 없는 힘은 남아돌아 주춧돌과 문짝까지 흔들어대는 듯 오래된 조선 기와집이 표류하는 배처럼 출렁였다. -53-

 

- 사람이 사는 한 시장이 서는 것처럼, 사람은 한뎃잠을 잘 수 없는 이상 복덕방은 있게 마련이었다. -56- 

 

- 엄마의 부푼 마음이 툭 건드리면 터질 듯이 위태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63-

 

- 무릉도원의 도화도 일주일만 만개해야지 만약 일 년 내내,아니,한 달만 만개 상태가 계속되어도 사람들은 지쳐서 몸살을 앓든지 환장을 하든지 할 것이다. -71-

 

- 전쟁 나기 전에도 남녀 모두에게 은행원은 선망의 직업이었다. 생활잉 보장되고 점잖고 깔끔하고 안전한 최고의 일자리였다. -76-

 

- 남자는 그저  자수성가한 남자라야지,부모 재산 물려받은 남자는 못쓴다는 소리도 덧붙였다. -83-

 

- 나에게 그가 영원히 아름다운 청년인 것처럼 그에게 나도 영원히 구슬 같은 처녀일 것이다. -97-

 

- 세종로의 은행나무 못지않게 곱게 물든 그 동네 은행나무가 표표히 잎을 떨구고  있었다. -99-

 

- 조기가 굴비됐다고 해서 조기맛과  딴맛이 되는 건 아니지 않는가.-136-

 

- 아직 봄이 멀건만 유리문이 땀을 줄줄 흘리는 꽃집 안에서는 개나리가 노랗게 피어 있었다. -178-

 

- 삼칠일잉 지나면서 토실토실 살이 오르기 시작한 아기는 백날을 바라보면서 황홀하게 예쁘졌다, 집안에 웃음이 넘쳐흘렀다. 뭐니 뭐니 해도 인화초人花草가 제일이라는 시어머니의 표현도 듣기  좋았다. 여태가지 웃은 건 다 가짜 웃음이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아기를 보고 웃는 웃음은 어떤 잡생각도 섞이지 않은 희열 그 자체였다. -243-

 

- 가는 세월 위에 오는 세월이 정확하게  겹쳐지는 게 지겨워지면서  이상하게도 친숙하던 남편의 얼굴이 낯설어지기 시작했다. -274-

 

 

-......-310-끝.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