序說
16세기말 !
조선왕조 중엽의 두터운 신분차별 속에서 천첩의 자식이라는 미천한 출신으로부터 正一品 보국숭록대부에 양평군이라는 작호까지 받았던 인물 ! , 동의보감(전 25권으로 된 의서 ,1613년 간행 )의 저자 許浚. 이 소설은 그 불꽃보다 뜨거운 생애를 살다간 허준의 일대기다.-5-
-동녘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었으나 밤새 못다 운 부엉이놈이 아직 부엉부엉 울고 있었고 그 메마른 소리가 산속의 냉랭한 공기를 한층 더 느끼게 했다....... 온통 붉게 물든 서해바다 저쪽으로 용천의 산하가 멀어져갔다.-64~ 66-
-" 없는 걸 있도록 하는 것이 사람의 힘이올시다. "-70-
-약초 따고 캐는 일이야말로 물려받은 땅뙈기 한 뼘도 못 가진 자들에게는 가장 쉽게 해볼 만한 생업이라고 역설했다.-107-
-" 사람이 무엇인가 이루고자 할 때 애초 뜻이 굳세어도 종단에 이루지 못하는 일이 많다 하지 않느냐 . 그렇다면 잠시 몸을 의탁하는 그런 마음으로야 어찌 네 뜻만큼 이룰 수 있느냐 " -114-
-늦은 달이 동산 위에 한참 솟아오른 제법 밤이 이슥한 시각이었다. ......... 어디선가 꽃망울이 터지는 소리가 들릴 듯이 조용히 봄밤이 깊어갔다. -122-
-지리산의 3월 초.
돌각담 사이로 비어져나온 개나리의 노란 빛깔들이 가지마다 화사하게 피어나고 마을 근처 야산의 양지바른 비탈에는 분홍빛 진달래가 무리무리 어우러져 벌떼를 부르건만.
그 등성이와 골짜기 너머 지리산의 중턱 위로는 진달래가 겨우 꽃눈만 튼 앙상한 맨가지인 채 거센 바람 속에 떨고 있었다. ......... " 염소뿔 오래 묵힌다 해서 사슴뿔이 되더냐? 햇수 오래 된 게 무슨 소용인고. 쑥맥이 아니라면 약초 이름 따위는 사나흘 보고 익히면 알게 돼!".....
......... 의원이 약효가 있는 약을 지음에 있어 그 비결은 정성이 반이다. 하여 약을 짓는 정성을 배우라. ........ 의원이 가리고 써야 하는 물의 가짓수는 서른세 가지가 있다. ...... 물의 첫째는 정화수를 친다. 둘째가 한천수 , 셋째가 국화수 , 넷째가 엽설수 , 다음이 춘우수 , 그 다음이 추로수, 매우수 , 감란수 ,벽해수, 온천수 , 냉천수 -123~ 134-
-허준이 따라나와 마당에 서자 햇살을 보는 눈알이 삼눈이 박힌 듯이 따가웠다. -146-
-한겨울에는 삼복더위 속에서 영근 쌀을 취하여 겨울에 모자란 양기를 취하고 한여름엔 저 엄동의 눈밭에서 자란 보리의 냉기를 취하여 여름에 모자란 음기를 보한다. -152-
-때늦은 하현달이 어두운 동녘 하늘에 나타나 붉은 빛으로 떠 있었다. -181-
-그간 침경鍼經을 읽기 스무 차례도 넘었다. 특히 침의 이론이라면 허준은 자신이 있었다. ....... 책이란 읽는 것으로 지식은 아니다. 읽되 깊이 생각하고 참뜻을 알지 않고서는 더구나 바로 알았다고 할 수 없다. -191~ 193-
-알고자 하거든 스스로 애써 찾을 일이어늘 ! 모른다 하여 어찌 다 물어보려 하노..... -220-
-섬으로라도 건너가서 한세월 고기나 잡으며 보내고 싶다는 밑도 끝도 없는 탄식이 새벽 집을 떠나 의원으로 향하는 허준의 가슴속에 자꾸만 쌓이고 있었다. ........ 죽도록 좋은 일만 골라서 해도 못다 하도록 사람의 일생이 짧은데 어찌 뻗어나는 싹을 짓밟는 악행을 하려고 하오 ?
-274~ 280-
-"非人不傳" 이란 중국의 서성書聖. 왕희지가 자기의 제자들에게 했던 말로서 " 합당한 인물이 아니면 함부로 藝나 道를 전해줄 수 없다 " 는 사제간의 냉엄한 도리를 일컫는느 경구이다. -308-
-땀투성이 허준의 발길은 구름을 타고 가듯 가벼웠다. ......... 으스름 달빛 아래 밤이슬을 흠뻑 쓴 자기 집이 보인 것이다. ....... 어머니를 쓸어안는 허준의 눈에 저만치 장독 뒤에 치성을 드리던 가물거리는 촛불과 정안수 한 사발이 보였다. 놓으려던 허준은 어머니를 다시 한번 쓸어안았다. -318~ 319-
-" 사람 누구나 누구에겐가 고개 숙여 살기 마련이다. 하늘처럼 눞은 정승도 상감 앞에선 머리를 조아려 살기 마련이고 그 임금도 천지신명껜 고개 숙여 산다지 않느냐. 왜 제 분수를 생각 않고 고개 숙여 살 줄을 모르는고...... -336-
-처서를 지난 늦가을부터 새로운 지력이 소생하는 이듬해 초봄까지에 돋우는 것이어야 진짜 산삼아라고 했다. 그리고 그 산삼들은 온갖 초근목피가 시드는 엄동일수록 바위 밑에 깔린 생생한 지력을 흡수하는데 , 그 열기로 인해 산삼 주변에는 어떤 폭설이 와도 눈이 쌓이지 않는다고 했다. -342-
-세월은 항상 엉뚱한 인간을 한 세월에 한둘씩 끼워서 태어나게 하거든. -351-
-돈이란 뭔가. 본시 그건 똥무더기와 같은 것이라서 세상에 고루 흩어주면 천하가 윤택할 거름이 되는 법이지만 혼자 끼고 앉아 쌓아두면 악취밖에 안 나는 오물일 뿐이라고. 자고로 돈에 미쳐서 안 썩은 놈이 있던가. ......... 시건방지긴 , 진짜 의원이 되려면 의서를 똥소칸에 걸어놓고까지 외우고 또 외워도 모자라는데 제놈 머리를 얼마나 믿기로 한번 읽고 쓰곤 불쏘시개로 내던진단 말인가. -354~ 35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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