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338/ 중학 교과서 수필 - 김혜니,호승희 외 편저

최해식 2015. 10. 16. 21:01

-151016읽음.

 

- 수필가 윤오영 님은 수필을 감나무의 곶감과 비교하였습니다. 아주 탐스럽게 잘 영근 감은  찬 서리를 맞으면 붉게 물들고 껍질잉 벗겨집니다. 찬 서리 속에서 말려진 것에 다시 시설枾雪이 앉게 되면 참 맛나는 곶감이 됩니다. 수필은 이렇듯 모진 비바람과 찬 서리를 묵묵히  견뎌내면서 단단했던 살이 녹아내려 부드럽게 완성되는 곶감과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수필의 창조성과 문학성은 다른 문학 장르와는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5-

 

- [10초 인생- 김태관 ]

인생은 마라톤이라고들 말하지만,노년에게 물어보면 대개 100미터 달리기와  같다고  답할 것이다. 어어하다 휙 지나가 버렸다느 소감들이다. 세월여류라지만 인생은 순식간이다. 초음속 시대이니 '흐르는 물' 보다는 광음여전, 백구과극 등의 표현이 더 와 닿을지도 모르겠다. 세월은 쏜살같고,인생은 흰망아지가 달리는 모습을 문틈으로 내다보는 것처럼 잠깐이다.  [장자]의 <소요유>에는 이런 표현잉 나온다. "하루살이는 밤과 새벽을 알지 못하고, 쓰르라미는 봄과 가을을 알지 못한다." 내일이 없는 하루살이는 덧없고, 내년을 모르는 쓰르라미는 허망하다. 천 년이 하루 같다는 신의 눈으로 보면 백 년도 못 사는 인간은 하루살이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11-

 

- [길을 걷는다는 것 - 나태주 ]

자동차를 타고 갈 때는 혼자서 가든 여럿이서 가든 그것은 외롭게 홀로 가는 것이다. 그러나 걸어서 갈 때는 혼자서 가는 길이라 해도 그것은 결토 혼자서 가는 것이 아니다. 주변의 온갖 사물들과 대화 하면서 가는 길이고 어울리면서 가는 길이다. 말하자면 '만남' 의 기회로서의 시간이 된다. 여기서 '만남' 이란 그냥 스쳐서 이루어지는 접촉이 아니라 마음 깊이 기억되는 하나의 흔적으로서의 접촉을 말한다. 그래서 자동차를 타고 가는길은  獨行이 될 수밖에 없는 반면,걸어서 가는 길은 同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약속 장소로 가면서 수월찮은 길을 걸었다. 걸으면서 이것저것 두리번거리기도 하고 사진도 여러 장 찍었다. -16-

 

 

- [어떤 뱀장어 이야기- 박범신 ]

삶이 부패하는 것은 매일매일 습관처럼 살아 없애는 일상의 고인 물에 빠지기 때문이다. 눈 뜨고 있다고 다 보는 것이 아니고 귀가 있다고 다 듣는 것이 아니다. 깨어 있는 눈,있는 귀로 보고 들어야 한다. 내게 글쓰기가 베푼 가장 큰 은헤가 잇다면 그것이다. -21-

 

 

- [방망이 깎던 노인- 윤오영 ]

더 깎지 아니해도 좋으니 그만 달라고 했더니,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하면서 오히려 야단이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물건이란 제대로 만들어야지,깎다가 놓으면  되나?"-37-

 

-[나의 아버지 - 박동규]

아버지는 항상 엄격하게 나를 대하셔서 늘 눈에 불이 날 정도로 꾸중을 하시곤 했지만 그런 밤이면 틀림없이 내 방에 들어와 다 큰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고 나가시곤 했던 것이다. 나는 자는 척하고 누워 있었지만 아버지의 큰 손이 내 머리를  만지고 있음을 알고 있었고  아버지가 나간 다음이면 내 잘못을  생각하며 혼자 울기도 했다. -112-

 

- [맛있는 책,일생의 보약 -성석제]

박지원의 소설은 주인공이 다음에 어떻게 도었을 지 궁금해지고 내가 주인공이 되었더라면 어떻게 했을지 자꾸만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한두 번 씹으면 단맛이 다 짜져 버리는 무협지와는 달리 그 책의 내용은 읽을수록 새로운 맛이 우러나왔다.  

책을 읽으면서 내 정신세계가 무슨 보약을 먹은 듯이 한층 더 넓어지고 수준이 높아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나는 몇 백 년 전 글을  쓴 사람의 숨결이 글을 다리로 하여 건너와 느껴지는 경험을 처음 해보았다. -125-

 

-[어느 날 자전거가 내 삶 속으로 들어왔다.-성석제]

어차피 가지 않으면 안 될 길. 나는 몸을 앞뒤로 흔들어 자전거를 출발시켰다.   .......그리고 일단 안장 위에 올라선 이상 계속 가지 않으면 쓰러진다.  노력하고 경험을 쌓고도 잘 모르겠으면 자연의 판단/본능에 맡겨라.-129-

 

 

 

- [해 지기 전에 한 걸음만 더 - 이현세]

작가의 길은 장거리 마라톤이지 단거리 승부가 아닙니다.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매일매일 일기를 쓰고 메모를 하면 됩니다. -189-

 

- [땅끝에서 바다로 이어지는 신비의 바닷길 -곽재구]

광주에서 나주를 거쳐 완도로 가는 13번 국도는 해남군의 옥천면에서 또 하나의 길과 만난다.  18번 국도, 나라 안의 많은 길들 중에서 나는 이 길을 유독 사랑한다. 길 위에서 길을 꿈꾸는 나그네가 자신이 걷고 있는 길의 거칠고 부드러움을 구분 짓고 탓한다면 이미 나그네로 서의 격을 잃었을 터이지만,이 길 위에 서면 내 마음은 여름날 강변 미루나무 잎새들처럼 싱싱해지고 잘 삭은 토하젓에 버무린 비빔밥 한 그릇처럼 따뜻해진다.

내가 이 길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 길이 지닌 맑은 영혼 때문이다. 이 길은 지리산 화엄사에서 시작된다. 나라 안의 가장 웅숭깊은 땅의 기운을 안고,길은 곧장 구례의 섬진강변을 따라 흐르다 이윽고 보성강과 탐진강을 따라 차례로 흐르게 된다. -219-

 

-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바꿔 갑니다 - 신영복]

'편안함' , 그것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편안함은 흐르지 않는 강물이기 때문입니다. '불편함'은 흐르는 강물입니다. 흐르는 강물은 수많은 소리와  풍경을 그 속에 담고 있는 추억의 물이며, 어딘가를 희망하는 잠들지 않는 물입니다. -264-

 

-[이옥설理屋設 - 이규보]

잘못을 알고서도 즉시 고치지 않는다면,오래 비를 맞은 목재가 썩어 못 쓰게 되듯이 자기 몸을 망치게 될 것이다. 반면에 잘못한 일을 거리낌 없이 고친다면,비 맞은 목재를 다시 쓸 수 있었던 것처럼,그 잘못한 일은 다시 착한 사람이 되는 데 아무 방해도 되지 않을 것이다. -299-

 

-[눈먼 암탉 - 이익]

나는 비로소  사람을 기르는 이치를 알게 되엇다.

그것은 먹을 것을 잘 먹여 기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삶을 꾸려 갈 수 있도록 하는데 잇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잘 이끌어 주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303-

 

 

- [ 기예론技藝論 - 정약용 ]

비록 성인이라 하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의 지혜를 당할 수 없으며,하루아침에 완전한 것을 얻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예는 사람이 많이 모일수록 더욱 정교해지며,세대가 흘러갈수록 더욱 발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온갖 기술자들의 기예는 모두 옛날 중국에서 배워온 것인제 수백 년 동안 칼로 벤 것처럼 딱 끊고 다시는 중국에 가서 새로운 것을 배우려 하지 않고 있다. -306-

 

-근세에도 유구琉球사람들은 중국의 태학에 들어가서 10년 동안 전문적으로 새로운 문물과 기예를 배웠다. 일본도 중국의 장쑤 성과 저장 성을 오가면서 온갖 기술자들의 섬세하고 교묘한 기술을 배워 가기에 힘썼다.

이렇게 힘쓴 결과 유구와 일본은 바다의 한복판인 먼 지역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그  기술만큼은 중국과 대등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백성은 부유하고 군대는 강해져서 이웃 나라가 감히 침범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나타나는 효과가 이처럼 뚜렷하다. -309-

 

-.......-321-끝.잘 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