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531/ 아리랑2 - 조정래 지음

최해식 2017. 2. 28. 22:29

-강이 얼었다고 하여 물고기가 다 얼어죽는 것은 아니었다.   얼어 붙은 것은 강 표면일 뿐이고 얼음 아래로 강물은 유유히 흐르고, 물고기들은 엄연히 살아서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12-


-사람 일생에 세 가지가 뜻대로 이루기 어렵다고 했으니, 자식이 그렇고 名利명리가 그렇고 수명이 그렇다고 했다. -15-


-멕시코에서 고생하는 동포들의 참상을 조사하려 뽑은 조사단장이 바로 외무대신 윤치호였다.  그러난 그는  유카탄반도로 가지 않고 하와이에서 발길을 되돌리고 말았다. 그의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행위로  하와이에 있는 조선사람들에게 두고 두고 욕을 먹게 되었다. -111-


-1908년3월25일자 [크로니클 신문]에 실린  장인환이 글이다. 그리고 그날 스키븐스는 죽었다.

" 사람의 생명이란 무엇입니까?  사람은 죽을  때 죽을 줄 알아야 합니다. 내가 스티븐스를 죽이고 죽을 수 있다면 그것은 내 나라를 위한 영광으로 생각겠습니다."

장인환의 이 말을 곱씹고 곱씹어보았다.

1908년3월25일자 [뉴욕 타임스] 사설에서

미국대통령 루스벨트가  "조선사람들은 자기 나라를 방어하기 위해서 손가락 하나 쳐들지 못하느 민족이다"  라고 하면서 조선이 일본의 보호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편 것과는 정반대의 논지를 썼다.

루스벨트의 그런 모독적인 발언은 3년 전 그의 특사 태프트와 일본 총리대신 가쓰라 사이에 맺어진 '비밀협약' 을 뒷받침하기 위한 교활하고 음험한 술책이었다.  그 내용은 '가쓰라-태프트 밀약' 이다 -116-


-장인환과 전명운의 救命을 위한 하와이 후원회에서는 변호사로 카클린을 선정하고 그 다믐 일로 유능한 통역을 구해야 했다.  재판정에서 피고인의 입장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통역은 ㅁ 변호사만큼 중요했던 것이다. 중론을 모은 후원회어ㅔ서는 하버드대학에서 문학석사 학위르 받은 이승만에게 맡기기로 했다. ................이승만은 7월16일에 댄시스코에 도착했다. ...그런데 뜻밖의 사건이 벌어졌다. 이승만이 8월25일에 샌프란시스코를 떠나버린 것이다. 이승만의 행동이나 말은 동포들에게 크나큰 충격이 되었고 원성의  대상이 되엇다.  -121-


-대처에 나가 식견이라도 넓히라고 아까운 돈 없애가며 한성살이를 ㅅ켰던 것인데 역시 집에서 새던 바가지가 밖에 나간다고 안 샐 리가 없었던 것이다.  아들놈은 술마시고 계집질만 한 것이 아니라 아예 한성계집을 첩으로 꿰찼던 것이다. -123-


-부산에서부터 신의주까지 를 경부선과 경의선으로 관통시켜 버린 일본사람들은 이번에도 호남선과 경원선도 함깨 착공시켰다. 그러니까 대전에서 목포까지 이어지는 ㅎ남선은 평야지대를 관통하면서 농산물을  손아귀에 넣는 것이었고, 한양에서 원산까지 이어지는 경원선은 산악지대를 관통하면서 산림과 지하자원을 장악하자는 것이었다. 결국 한양를 중심으로 해서 경부선.경의선.호남선.경원선은 입을 벌린 가위 모양으로 ㅎ 반도땅을 서로 엇갈리며 관통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종착역은 모두 항구였던 것이다. -188-


-소문이라, 소문은 틀릴 때보다 맞을 때가 더 많다. 하여튼 불을 때야 연기가 나고, 바람이 불어야 나무가 흔들리는 것 아닌가!

"북이 공연시 소리나는 법 아니제." -205-


-솔방울 떨어진 자리서 솔이 나고, 바람이 불어야  나뭇잎이 흔들린다. -212-


-"인간사 유심에 세월은 무심하네."

너무곧으면 부러지네.

그런가? 부러지지 않고 구부러진다고 될 일인가?

그간에 수없이 부러지지 않았나.  그래서 안 됐으면 구부러지는 게 옳지 않은가?

그러나 하루이틀로 될 일이 아니네. 구부러져서 다시 곧아질 때를 기다려야지. 가망 없이 부러지기만 하는 건 능사가 아닐세. -227-


-보름이는 들녘안개가 산골안개에 비해 싱겁다고 생각했다. 들녘의 안개느 들녘을 닮아 그저 아득하고 잔잔하면서 부드러울 뿐이었다. 그런데 산골의 안개는 산 줄기줄기를 휘감고  싸안고 돌며 뭉클거리고 꿈클거리고 뒤엉키며 요동 쳤다. 거칠고 억센 산을 닮은 모습이었다. 들녘안개가  치마귀 얌전하게 여민 정갈한 여자라면, 산골안개는 저고리 풀어헤친 힘센 남자였다. 경치로 치자면  아무래도 산골안개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281- 


-안중근의 사촌동생 안명근이 총독 암살계힉을 세웠다가 탄로된 것을 계기로  황해도 일대의 민족주의자들을 총 검검하게  된 '105인 사건' 이었다.   그 사건을 빌미 삼아 총독부에서는 반일 의식을 가진  사람들의 색출 명령을 전국에 걸쳐 내려놓고 있었다. -289-


-산골에 얼음이 풀리면서 돌돌거리는 개울물소리가 날로  낭랑해지고 있었다.  아침이면 골짜기마다 피어나는 안개도   젖빛으로 짙었고, 산들은 밝은기운을 띠면서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작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도 맑고 싱그러운 기운이 넘쳐나고 있었다. -322-


-357-ㄲㅌ 끝. [3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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