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103읽음.
- 아버지의 큰 가르침은 언제나 밋밋한 법. 끝도 없이 이어지는 아버지의 사연에서 그 시절 아버지의 뒷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기 바란다. 사실 그때 아버지들의 야단이나 지금 내가 내 자식에게 날마다 해대는 잔소리나 다를 것이 하나 없다. 아버지의 마음으로 보면,도대체 세상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것이다.
젊은 날은 쉬 흘러가버려 머무는 법이 없다. 옛 선인들의 거울에 비추어 오늘을 돌아보는 일,이것이 우리가 고전을 읽는 진정한 보람이다. -7-
- 옛사람은 공부란 "나아가지 않으면 물러난다" 고 했다.
학문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와 같다. 그러니 나아가지 않으면 도리어 뒤로 물러앉게 된다. 아버지는 옛사람의 이 말을 끌어다가, 날로 진보하지 않으면 나날이 퇴보함이 있을 뿐이다. -27-
(참고글);
"학문을 하는 것은 꼭 물 위로 배를 저어 올라가는 일과 같다. 물이 평탄한 곳에서는 그대로 가도 괜찮지만,세찬 여울의 급류를 만나면 사공은 잠시도 삿대를 느슨하게 잡아서는 안 돤다 또한 힘을 주어 한발짝도 늦추어서는 안되고 조금이라도 물러나면 배는 올라가지 못한다."[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지음,박석무 편역]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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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서를 각각 백여 번씩 외우고, 이와 같은 뒤에 글을 지으니,술술 쉽게 풀려서 마치 근원이 있는 물이 쉼 없이 흐르는 것과 같더구나.-78-
[유성룡의 편지]
- <서둘지 말고 쉬지도 않고>
옛 책에 "3경까지 자지 않으면 피가 심장으로 돌지 않아 초췌해진다" 고 했다. 나아감이 빠르면 물러남도 신속한 법이다. 꾸준히 그만두지 않고 해서 유익한 것만 못하다. 기운을 헤아려가며 해서 근심을 끼치지 않도록 해라 -83- (해석 ; 공부는 서둘러 하는 것이 아니다. 후끈 달아올랐다가 싸늘히 식은 그런 공부를 하지 말고, 꾸준히 쉬지 않고 서둘지도 않으며 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옛사람은 "책을 천 번 읽으면 의미가 절로 드러난다" 고 했다. [시경] 에서는 "큰 밭을 갈지 마라.가라지가 무성하다" 고 했다. 너희도 나이가 벌써 들었으니,느긋하게 지내면서 정밀하고 익숙한 공부에 힘쓰지 않는다면 한갓 수고롭기만 할 뿐 아무 유익됨이 없을 것이다. 공을 이루는 것은 하늘에 달렸으니,오직 마당히 스스로 힘을 다 하여야 할 뿐이니라. -86- (해석 ; 유성룡의 아들이 지은 글을 받아보고 평을 내린 내용이다.
왜 그럴까? 독서가 투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또 읽어 의미가 완전히 내 속으로 걸어 들어오게 해야 한다. 이것저것 집적거리기만 하면 큰 밭에 씨만 잔뜩 뿌려놓고 김을 매지 않아 가라지만 무성해진
꼴이 되고 만다. 그러고도 알찬 추수룰 기대할수 있겠느나? 한 권을 읽어도 끝장을 봐야 한다. 붓끝에서 찬바람이 쌩쌩 불어야지,한 줄 쓰고 끙끙대고, 또 한 줄 쓰고 끙끙대는 글을 써서야 되겠느냐. 마음을 더 다잡아야 한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그저 대충 시늉이나 하는 공부로는 이를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덤벙거리지 말라. 진득하니 눌러 앉아 하나를 배워도 네 것으로 만들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고생만 하고 보람이 없다." ) -86-
- <빨리 되는 방법만 찾는다>
경신년(1560) 겨울에 [맹자] 한 질을 가지고 관악산으로 가서,몇 달 동안 스무 번을 읽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겨우 외울 수가 있었지. 산을 내려와 서울로 들어설 때 말 위에서도 다른 일은 생각지 않고, 처음 <양혜왕장>부터 끝 편인 <진심장> 까지 모두 마음에 담아 외웠다. 비록 능히 정밀한 뜻을 깊이 알 수는 없엇어도 이따금 마음에 와 닿는 곳이 있었다. 이듬해 하회에 와 있으면서는 <춘추> 를 삼십여 차례 읽었다. 이때부터 글 짓는 가닥을 조금씩 이해하여 요행히 과거에 급제했다. 이제 와서 늘 안타까운 것은 당시 세월의 공력을 더욱 보태 사서를 백여 번씩 읽지 못한 점이다. 이렇게만 했더라면 그 성취가 반드시 오늘날의 보잘것없는 것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매번 너희에게 사서를 읽지 않아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요즘 서울의 젊은이들은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처럼 다만 효과가 빠른 것만 취하고 빨리 되는 방법만 찾는다. 성현의 책은 높은 시렁 위에 묵어 두고, 날마다 영리하게 남을 기쁘게 할 자질구레한 글만 찾아다가 훔쳐서 슬쩍 바꿔 시험관의 안목에 들어 합격을 이룬자가 많다. 하지만 이것은 일종의 벼슬길에 약삭빠른 자가 취할 방법이지, 너희처럼 성품이 우둔하고 이름을 다투는 데 능하지 못한 사람이 쉬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천하의 추녀인 모모模母가 미녀 서시西施를 흉내 내면 오히려 남의 웃음거리가 되는 법이다. 하물며 저들은 서시가 아니고,내가 모모도 아닐 바에야 또한 어찌 욕스럽게 이를 하겠느냐? 대저 배움을 이루고 못 이루고는 내게 달린 것이나, 세상과 만나고 만나지 못하고는 운명에 달린 것이다. 오직 마땅히 자기가 마땅히 행해야 할 바를 다하고서 하늘에 운명을 맡길 뿐이다. -88- (해석 ; [맹자]와 [춘추]를 꼼꼼히 읽어 내 것으로 만든 일을 계기로 비로소 공부의 깊은 재미를 느낀 자신의 경험을 말했다. 하지만 근래 서울의 젊은이들은 경전 공부로 기본기를 닦을 생각은 하지 않고 답안 작성이요령이나 배우려 들려는 것은 결국 추녀가 미녀 서시 흉내를 내는 꼴과 같아 동네 사람들의 손가락 질만 받게 된다.
공부는 누구를 위해 하는가? 나 자신을 위하고, 나라를 위해 한다. 내가 나 스스로에게 떳떳치 못하면 나라를 위한 일에 발 벗고 나설 수가 없다. 내가 스스로 부끄러울 것이 없다면,설혹 나랏일에 쓰임 받지 못한다 해도 부끄러울 일은 아니다.) -88-
- 공부는 질문에서 시작되어 질문으로 끝이 난다. 질문이있으려면 의문잉 있어야 하니,의문이 없으면 질문도 없다. 그저 글자나 읽는 도능독徒能讀의 공부는 하나마나한 공부다. 의문이 생겨야 발전이 있다. 책을 읽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고,궁금증이 의문으로 이어져,스승을 찾아 묻고 스스로 따져 해결하면 다시 한 단계 더 나아가게 된다. 너희가 [맹자] 를 읽었다고 햇느냐?그래 읽으면서 어쩌 떤 점이 궁금하더냐?그저 재미 있기만 하거나,반대로 어렵기만 하더냐?아무 생각이 들지 않더냐?-93-
--<향상하려는 용기가 없이는 >
내가 너희를 위해 몹씨 근심한다. 네 재질이 어찌 갑작스레 남만 못하게 되었겠느냐. 단지 분발해서 향상하려는 용기가 없고 보니 그럭저럭 하다가 여기에 이른 것일 뿐이다.
사서(논.맹,중,대학)는 儒者(선비)의 곳집이니 모름지기 통째로 외우기를 날마다 되풀이 해야만 한다. 그 다음은 [시경]과 [서경]이고, 또 그 다음은 송대 유학자의 글에 통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자는 자기에게 완전히 무젖어 들어 제 말처럼 외어야 한다. 이렇게만 한다면 글짓기가 무에 어렵겠느냐? 과거 시험장의 공부도 내 손안에 있게 될 것이다. 노력하고 노력하도록 해라. (해석; 사서는 모든 공부의 기본이 되므로 무조건 통째 외워야 한다. 고 다시 한 번 말했다. 난리를 겪는 동안 공부의 때를 놓친 아들이, 이런저런 문제로 공부의 맥이 자꾸 끊어지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사서를 다 외우고 나면 [시경과 [서경]을 외우고, 그러고 나서는 송나라 학자들의 글을 외우라고 했다. 아예 입에 붙어서 마치 제 말하듯 외워야 하니, 이렇게만 한다면 글짓기는 붓 아래 놓이게 된다고 적었다. 지금도 글쓰기 교육은 글 쓰는 요령을 익힐게 아니라 생각의 힘을 기르고 식견을 틔우는 공부가 우선이다. -96-
[이식의 편지]
<어디고 배울 것 없는 곳은 없다>
글짓기 공부는 어찌해야 할까? 잘 쓰든 못 쓰든 날마다 한 편씩이라도 꾸준하게 시문을 지어보는 것이다. -114-
-............-280-끝.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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