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322 /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작소 - 이만교 지음

최해식 2015. 8. 16. 21:14

-150820읽음

-(참고글) ;

글을 잘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읽어보길 권한다.

[나를 바꾸는 글쓰기 공장소] 이만교 지음 (그린비,2009)

소설가 이만교의 역작. 이 책은 소설가 지망생을 대상으로 쓴 것이다. 그러나 모든 장르의 글쓰기 습작생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글쓰기의 본질에 대해 이만큼 깊이 파고 든 책도 드물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을  읽고 충격에 빠졌다. 

누군가를 가르치려는 사람은 이 정도의 저서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스티븐 킹의 창작론 [유혹하는 글쓰기] 보다 더 나은 것 같다. [내책쓰는 글쓰기 -명로진 지음]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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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쓰기란, 글로써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자신의 평소 느낌을 존중하는 태도야 말로, 글감을 찾는 가장 빠르고 유일한 

 길이다.  창조적인 글쓰기를 하려면, 일단 섬세하고 민감한 감각.낌새.눈치만으로 문제를 간파하고 파고들어야 한다. -60-

 

- 글은 우선 솔직하게 쓰는 것이다.  속직하게 쓰면 쓸수록 이상한 문장이 튀어나오기 십상이다.

매끈하지는 않지만 한 구절이라도 살아서 반짝이는 문장이 좋다. -67-

 

- 책을 읽다 좋은 구절을 만나면 밑줄을 긋는 버릇이 있다.  나중에 다시 찾아보거나 재독이 필요할 경우에 한결 효율적이다. -75-

 

- 자신에게 인상 깊은 대목이나 밑줄 그어 둔 뮨장들을 통째로 외워 보자  그러면서 오르는 느낌으로 현재의 나 자신을 비교해 보자.그러면 현재의 내가 어느 부분에 얼마나 부족한지 여실하게 느껴질 것이다.-81-

 

- "좋은 글을 쓰려면 적어도 천 권의 책은  읽어야 합니다"

오늘 '씨앗 도서'를 찾아 읽고, 다음 날 다시 내게 가장 재미있고 유익한 '씨앗 도서'를  다시 한 권 찾아내 읽고........하는  식으로 즐겁고 뿌듯한 시간을 매일같이 누리다 보면, 천 권의 독서은 결코 어렵게 감내해야 할 과정이 아니라,도리어 놀부가 곳간 늘리는 과정만큼이나 즐겁고 쏠쏠한 재미일 것이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낼 수만 있다면 3년이 아니라 10년이 걸리고 평새이 걸려도 즐거울 터!

명심하자.독서에 있어서는 능력이 아니라 방법이 문제다. 내가 책읽기를 힘겨워하고 책 읽는 속도가 느린 이유는 나의 독서능력 때문이 아니라 책을 제대로 선정하지 못한 때문이다. 문제는 '씨앗 도서'를 고르는 방법이다. -82-

 

- 좋은 작가로서의 재질은, 독서에서 온다. 다독은 곧 다작이기도 하다. 독서를 하면 매끄럽고 유연한 문장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진다. 독서를 열심히 하다 보면 자연히 생각도 많아진다. 상상력이나 감수성이나 문장력이 저절로 훈련되다시피 한다.  독서가 곧 재능이다.

좋은 책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책과 독자가 서로 인연이 잘 맞아야 좋은 책이 되는 것이다. 같은 책이라도 사람에  따라 감동을 받지 못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은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며 고마워하기도 한다. 심지어 추천한 나보다 더 강렬하게 그 책을 접한 사람도 있다. 이러한 시기적적한 인연을 가리켜 佛家에서는 '줄탁동기啐啄同機'라 일컫는다.  좋은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본래,병아리가 알 속에서 깨어나려고 하는 바로 그 순간에 맞춰, 밖에서 어미닭이 알을 쪼아 주는 것을 뜻하는 말로, 떠들 줄啐, 쪼을 탁啄 자를 쓴다.

책과 독자도 어미닭과 병아리처럼 시기적절하게 인연이 맞아야 한다.  좋은 책이란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각자 자기 상황과 자기가 하고 있는  고민에 맞는 책이다. 그런 점에서 책은 반드시 자기가 직접 스스로 주체적으로 골라야 한다. -83~84-

 

 

-재미없고 유익하지도 않은 책을 잘못 선정하면 , 일주일 혹은 한 달이 무미건조하고 답답하게 지나가 버리기 일쑤다. 재능과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라 다만 도서목록을 잘못 선정한 것인데, 그것이 모든 의욕과 자신감을 떨어트릴 수 잇다. 

어느정도 읽어 봐서 구미가 당기지 않으면 접어야 한다. 밑줄을 그어 대면서 자신의 눈을 반짝거리게 하는 책이 아니라면 접어야 하다.

만화책이나 대중소설이 재미 있다면 우선은 그것부터 읽어야 한다. 마음이 거기로  끌린다면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잇다.  자신을 믿고 마음 끌리는 대로 가야 한다.  어정쩡한 교양서적이나 폼 나게 끼고 다니며 폼이나 잡고 다니는 것보다, 무협소설만 읽다가 무협소설 계통에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는 무협소설 작가가 되는 것이 백 배는 더 낫다.-85-

 

- 사람 마음은 천 길 물속보다 모호하고 변덕스럽다. 하지만 마음은 천 길 물속처럼 숨겨져 잇는 것이 아니라 세상 밖의 것을 향해 정직하게 공명한다. 꽃을 좋아하는 마음은 꽃으로 눈이 가게 마련이다. 돈을 좇는 마음은 꽃을 보고도 가격을 먼저 떠올리면서 돈으로 환산해 보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자기 마음이 어떤 책 혹은 어떤 문장에 공명하는지를  눈여겨보면,자신에게 맞는 줄탁 인연의 책이 무엇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잇다.  지금까지 읽은 책을 다시 살펴보자. 그리고 입수하고 있는 추천도서 목록을 펼쳐보자  제목을 읽고 저자를 살피고 차례 등을 살펴보면 이상하게 더 마음이 공명하면서 끌리는 분야나 작가나 스타일이 있을 것이다. 우선은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  자신이 읽은 책들 중에 감동을 받고  밑줄을 그어 둔 문장이 잇으면  그 문장을 재삼 음미해보자.그 문장이 내 마음에 공명을 일으켰음으로 내가 읽어야 할 줄탁의 인연이 되어 줄 '시앗 도서'를 찾는 단서는 그 문장 속에 들어 있는 것이 틀림없다. -86-

 

-'씨앗도서 지도' 를 만드는 방법 ;

자신이 가장 즐겁고 유익하게 경험한 '씨앗 도서'를 가운데 놓자. 그리고 그 '씨앗도서'의 이웃 책들을 찾아가 보자. 일단 해당 저자의 다른 책들이 그 책의 가까운 이웃일 것이다. 그리고 그 책과 같은 주제르 다루고 잇는  같은 분야의 책들이 그 책과 가까운 또 다른 이웃일 것이다. 또한 그 책이 참고하거나 언급한 다른 책이나 작가가 잇다면 그 책들 또한 이웃 책이다.

내 경험으로 미루어 오십 권 정도를 마련해 둘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신중하게 고르고 추려내도 막상 읽어 보면 재미나 의욕을 잃을 가능성이

80~90%이기 때문에 열 권 이상을 준비해 놓고 잇어야만 마음을 가다듬고 책상에 앉은 수고가 제 보상을 받을 수 잇다.-86~87-

 

- "공부는 무조건 집중력이다. 사방은 깜깜하고 책상 위는 부드럽고 스탠드를  켜도 눈이 부시지 않으니 최고의 공부 환경이 되는 것이고 이런 곳에서 공부하면 책 속에 아주 푹 빠지는 것 같았다."

초등학교 졸업 학력이 전부인 김규환 씨가 뒤늦게 기능대학에 입학하여 5개 외국어 공부에 몰두하던 시절을 회고한 대목이다.

( 김규환, [어머니 저는 해냈어요] 김영사,2001 )  -92-

 

- 밑줄의 빈도와 공명의 강도 ;

책을 꺼내들고  머리말과 차례를 읽어보고  긴장을 시키는지,호기심을 자극하는지 살펴보자. 밑줄을 긋고 싶은 공명이 가는 문장을 찾아보자 만약 찾을 수 없다면 접어 버려야 한다. 시간과 노력의 낭비이다.

미련 없이 접어야 한다.  우리의 독서 목적은 , 좋은 책의 좋은 대목이나 문장을 찾아 만나는 것이지, 구입한 책을 다 만나 보는 것에 있지 않다. 읽는 권수에 집착하지 말고 밑줄의 빈도수와 강도,묵상의  시간등에 주목해야 한다. 

내게 있어 책에 대한 가치는 책에 그은 밑줄의 빈도수와  강도에 있다. 내가 밑줄과 별표를 많이 해둔 그만큼 그 책은 내게 있어 강력하게 살아 있는 책이다. 내가 그 책을 읽으면서 또 다른 문제의식과 생각에 빠진 그 묵상의시간이 길고 강렬해야만 살아 있는 독서다.  독서에 있어서 책을 읽은 권수가 문제가 아닌 것이다. -93~95-

 

- 공명이 울리는 문장에 밑줄을 긋자.    어떤 대목이나 단원 전체가

마음에 들면 그곳에 별표를 해두면 된다.  일독하고 나면 이렇게 표시해 둔 부분만을 ,재독한다. 이때 따라 써 두면 더욱 좋을 것이다. 따라 쓰기에는 너무 많은 분량일 경우엔 다만 눈을 감고 소리 내어 문장을 읽어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재독과 따라 쓰기 외에 밑줄 부분을 묵상하는 방법도 잇다. 문장을 읽은 다음 침묵의 상태로 연상되는 이미지나 이야기, 변형 문장, 궁극적 의미 등을 떠올려 보는 것이다.  그 구절을 여러 번 반복해 읽으면서 그 문장에서 유추해 낼 수 잇는 가장 깊은 뜻, 그 문장에서 유추해 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이미지나 기억이나 사건을 끌어내어, 문장을 최대한 으로 만끽하는 독서 방법이 묵상이다.  어떤 책이든 그 책을 깊이 묵상하면 우리는 거기서 놀라운 울림을 받을 수 잇다.

책을 읽을 때는 언제나 책을 그만 접고 많은 생각에 잠기는 상황과 맞닥뜨리기를 원해야 한다. -96-

 

- 글을 쓰려고 하는 사람들은 묵상을 통해 비슷한 새로운 문장으로 변주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잇다. 씨앗 문장을 인용하지 않은 채로, 씨앗 문장과 같은 의미를 담을 수 잇는 구절을 만들어 보거나, 이미지나 사건을 만들어 보는 것도 글쓰기 훈련의 한 방법이다.

가령, '영혼을 깨우는 한마디 말은 보석보다 소중하다' 를 '나태한 정신을 일깨우는 한마디 말은, 타인의질투심이나 불러 일으키는 보석보다 수백 배 더 소중하다'라고 응용해 볼수 잇다.

또,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법이다' 를  ' 자기가 골라  놓은 떡이 더 작아 보이는 법이다' 라고 응용해 보면, 그 문장의 실질적 의미를 어느덧 자신의  언어감각으로 받아들이는 훈련이 될 수 잇고, 인식과 표현기술 훈련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재독,따라 쓰기,묵상, 변주 외에  아예 '씨앗 문장' 을 암송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개는 유명작가들의 문체를 흉내 내는 일정한 시기를 거친 다음에야, 자신의 문체를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않고 재능 운운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노릇이다. -97-

 

 

- 운명적인 단 한권의 책 ;

책을 읽을 때는 결코 권수에 쫓기지 말아야 한다. 

권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밑줄이 중요하다. 밑줄의 빈도수와 강도,묵상의 시간, 변주능력이 더 중요하다.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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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경전을 읽고 있는 사이, 이 나팔꽃은 최선을 다해 피었구나"

(쿄로쿠) :경전 읽기와 나팔꽃의 개화를 나란히 놓음으로써 묘한 감응을 일으킨다.  내가 경전을 들여다보며 해독하느라 끙끙거리는 동안 나팔꽃은 만개했구나! 하는 깨우침으로 읽히면서 지식보다 생명을,공부보다 실천을,아는 것보다  즐긱는 것을 중시 여기는 시인의 생동적인 마음이 엿보인다. 동시에, 내가 경전을 읽으며 최선을  다해 마음 수행을 하듯,비록 경전을 읽지는 못하지만 나팔꽃은 나팔꽃대로 최선을 다해 나팔꽃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고 있었구나! 하는 감탄으로도 읽힌다. -271-

 

" 호박꽃이 나도 몰래 예쁘게  피어 저나름의 아름다움을 뽑내고 있었구나 !

몰라봐서 미안하이. 잘 커서 누~른 호박 많이 맺어라! "

나팔꽃 뿐만 아니라,호박꽃도 최선을 다해 피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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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포리즘의 예를 인터넷에서 '명언' 이나  '잠언' 같은 키워드 검색을 하는 것으로도 쉽게 찾아볼 수 잇다.

'평온한 바다느 결코 유능한 뱃사람을 만들 수 없다.'

'짬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항상 짬이 없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자신이 남에게서 배울 점을 찾지 못하는 것에 대해 경계하라'

이들 문구들은 너무나 짧고 흔하고 단순하지만,읽는 이로 하여금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처럼 하이쿠와 잠언은 우리에게 새로운 인식 세계를 가능하게 해준다. -273-

 

 

- 사생글 ;

사람이나 사건,사물을 눈앞에서 보면서 그림 그리듯이 쓰는 글이다.

매일 일정한 글쓰기 훈련을 하고 싶은 사람이나  글감이 떨어져서 한 줄도 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권하는 글쓰기 방식이다.

사생글은 대상을 면밀하게 주시하는 습관을 키워주고,새롭게 인식하는 문장 혹은 글감을 찾게 해준다.

또 사생글은 사물이나 인물을 새롭게 바라보는 방법으로 특히 글감이 마른 학생들에게 권유하고 싶다. -284~289-

 

 

- 사사로운 욕심에만 갇혀서는 좋은 글쓰기가 불가능하다.

여러 심리적 왜곡.부정. 동일시.투사.강박. 합리화 등등은 누구에게나 내재해 있지만, 다소 심하게 억압되거나  투사되거나 고착된 사람에게는  다독.다작. 다상량의 글쓰기 공부가 소용없다.  아무리 많이 읽고,쓰고 생각해도,그러한 공부 과정이 자기 확장으로 이어지지 않고, 자의식이나 욕심만 강화하는 방식으로 소유.고착되어 버린다. 안타깝게도  이런 폐쇄적 욕심에 갇힌 글은 끝내 꽃을 피우지 못한다. -369~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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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글) ;

-좋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독.다작.다상량多商量, 즉 많이 읽고,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는 이 세 마디의 가르침은 10세기 중국 북송 때의 문인 '구양수'가 말했다.

자그마치 천 년 동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안도현 지음]-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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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전을 저속으로 할때, 겁을 먹고 달리는 것과 여유를 가지고 달리는 것은 다르다. 고속으로 달려도 조급하게 달리는 것과 신속하게 달리는 것은 서로 다르다.  따라서 천천히 운전하는 것과 여유있게 운전하는것, 신속하게 운전하는 것과 조급하게 운전하는 것, 열심히 읽는 것과 초조하게 읽는 것, 깐깐하게 공부하는 것과 소심하게 공부하는 것, 치열하게 쓰는 것과 욕심을 부려 쓰는 것,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과 고지식하게 고민하는 것, 자부심을 갖고 행동하는 것과 자만심을 갖고 행동하는 것, 게으르게 시간을 지체하는 것과 여유롭게 때를 기다리는 것....... 등을 나누어 분별하기가 좀체 만만치 않다는 사실이다. -364~365-

 

- 이 막막한 우주에서, 이 엄청난 인구수 중에서, 나라는 미약한 존재는 없어도 되는 개체이지만,  그러나 없어도 되는 허무한 존재가 아니라, 없어도 되는데 생겨난 '잉여' 에서 오는 자유로운 존재라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의무가 아닐까.

우리의 글쓰기 역시 결코 늦은 것이 아니다. 지금 읽고 쓰고 하는 우리 의 행동이 가장 빠른 길이다.  인간이 취할 수 잇는 가장 빠른 첫번째 행동은 꿈을 꾸는 것이다.

가장 빠른 첫번째 변화는 마음의 상태를 바구는 것이다.

가장 빠른 첫걸음은 읽고 쓰고 생각하는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다.

-384-  끝. 잘 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