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의 선비들도 그렇지만, 그리스 시대에도 자유인은 직업이 없는 이들이었다.
정규직에 종사하는 이들이 바로 노예였다. 평생 한 가지 직장과 노동에 붙들려 있는 것, 그것이 노예의 저주받은 숙명이었다. -20-
- 소설 [임꺽정]은 달인들의 이야기다.
그저 일상 속에서 꾸준히 갈고 닦았을 뿐이다. 천민에 일자 무식에 억수로 사나운 팔자를 타고났지만, 일상적 공부를 통해 그들은 달인이 되었다. 놀이가 공부고, 공부가 일상이 되면 누구나 한 방면의 달인이 될 수 있다. -64-
- 청석골 원조 오두령(오가)가 인생선배로서 조언을 한다.
"여보게, 오주(곽오주), 자네는 지금 여편네 맛이 단 줄루 알테지만 그것이 본맛이 아닐세. 여편네는 오미 구존한 것일세. 내 말할게 들어보려나. 혼인 갓해서 여편네는 달기가 꿀이지. 그렇지만 차차 살림 재미가 나기 시작하면 여편네가 장아찌 무쪽같이 짭짤해지네. 그 대신 단맛은 가시지. 이 짭짤한 맛이 조금만 쇠면 여편네는 시금털털 개살구루 변하느니. 맛이 시어질 고비부터 가끔 매운맛이 나는데 고추 당초 맵다 하나 여편네 매운맛을 당하겠나. 그러나 이 매운맛이 없어지게 되면 쓰기만 하니"(4권, 315쪽) -143-
- 명종의 외숙인 윤원형은 문정왕후(중종의 3째 왕후) 못지않게 기행을 저질렀던 소윤의 당수였다. 을사사화를 비롯하여 여러 옥사를 거치면서 조정은 문정왕후와 윤원형의 세상이 되었느데, 윤원형은 심지어 자신에게 불만을 토로하던 친형 윤원로를 유배 보내고 결국 사사를 내렸다. 기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노비 출신인 정난정을 애첩으로 삼아 온갖 나쁜 짓을 저질럿다. 정난정은 미색이 뛰어나고 똑똑하여 윤원형의 마음에 들었다. 결국 윤원형은 정실부인 김씨를 독살하고 정난정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했다.
문정왕후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명종이 따르지 않으면 부러다가 반마로 욕을 하는 것은 물론, 종아릴를 치거나 뺨을 때리기도 했다고 한다. 한 나라의 왕이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명종은 너무나 강한 어머니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는 자신의 모습에 눈물을 달고 살았고 '눈물의 왕' 이라는 별명 생겼다.[심리학으로보는 조선왕조실록- 강현식 지음] -13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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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원로, 윤원형 형제는 문정왕후의 오라비들이다.
윤원로가 죽고 나자 윤원형과 그의 첩 정난정의 시대가 되었다. 원형과 난정은 권세도 권세거니와 탐심도 엄청나 재물을 무지막지하게 긁어 모았다.
문정왕후가 죽자마자 조카인 명종이 바로 등을 돌려 버렸다. 그래서 이들 형제는 살아서는 탐욕의 노에로, 죽음 앞에선 비루먹은 개로, 이게 성공한 소인배들이 밟아 가는 보편적 코스다.
지금 같은 문명시대는 어떤가?
더한층 과격해졌다. 자본과 부의 규모가 어마어마해졌기 때문에 성공과 몰락, 쾌락과 허무 사이에서 현란한 롤러코스터를 타야한다. 그래서 이런 회의가 든다. 인간은 과연 역사로부터 배우고 잇는가? 역사를 조금만, 아주 조금만 배워도 탐욕과 추락에 대한 그 무수한 데이터를 발견하게 되는데, 왜 그 코스에서 벗어날 생각을 하지 않을까? 지신만은 그 전철을 되밟지 않을 거라고 확신해서인가? 인류학적 차원에서 깊이 탐구해 볼 일이다. -231~233-
- 갖바치(양주팔) 와 꺽정이의 차이이기도 하다. 둘 다 백정으로 태어나 멸시천대 속에서 살았다.
갖바치의 길이 구도를 통한 사상적 배치의 전복이라면, 꺽정이가 택한 건 분노와 저항을 통한 반역의 길이다. -240-
- 아버지 돌이는 정말 '돌아 버릴' 지경이다. 망할 자식!
장성한 자식이 생업에는 관심이 없고 툭하면 가출을 해대니. 자식이 아니라 숫제 웬수가 따로 없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 자식은 '떠나기 위해 태어난 존재' 인 것을 . 떠나야만 '홀로서기' 가 가능한 것을.
양주팔의 길이 '깨우침' 의 여정이라면, 꺽정이의 길은 '쿵푸' 의 여로다. 같은 길은 걸었어도 전현 다른 생이 펼쳐진다는 것, 이 또한 길이 연출하는 오묘한 이치가 아닐지. 출가하거나 가출하거나! 선택은 자유지만 분명한건 하나. '떠나야 한다' 는 것. 거듭 말하지만, 떠나야 비로소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길이 있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 가는 곳이 곧 길이다. -265~266-
- 명리학적으로 아버지와 아들은 상극에 속한다. 특히 아들은 아버지를 '이겨먹는 ' 관계다. '지식 이기는 부모 없다' 는 말이 바로 그 뜻이다.
지금 우리세대 교육이 길을 잃은 건, 어쩌면 이런 이치를 외면한 채 부모가 자식에게 모든 것을 제공하고, 그렇게 하면 부모의 뜻대로 자랄 거라고 생각하는 무모함에서 기인하는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꺽정이의 아비 돌이를 보라. 자신의 능력으로 아들을 컨트롤할 수 없음을 알게되자 , 그 즉시 마음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스승을 찾아 무조건 맡겨 버린다. 꺽정이는 갖바치가 자신을 어린애 취급하지 않고 점잖게 대해 주었기에 그를 어려워하면서도 따르게 되었다. -275-
- 연산군에서 중종를 거쳐, 인종에서 명종으로 , 이것이 [임꺽정]의 시대배경이다. 이 시기는 바야흐로 사화의시대였다. 무오사화(연산군4년) 를 시발로, 갑자사화(연산군10년), 기묘사화(중종14년),을사사화(명종 즉위년) 그리고 기타 크고 작은 옥사들이 꼬리르 물고 이어졌다.
사하란 무엇인가? 사림파의 수난이라는 뜻이다. 사림파는 훈구파의 짝이 되는 범주다. 훈구파란 조선 건국의 기반을 다신 공신들을 의미한다. 훈구공신들은 중앙권력을 독점하게 된다. 그에 반해, 사림파란 중앙정계에 진출하지 못한 재야세격을 의미한다.-316-
- 이천년이 양주팔에게 전수해 준 것은 [삼원명경] 이라는 책이다.
"이 책은 사람의 상중하 삼원 명수를 추구한 것이니, 말하자면 사주책의 전서라고 할 것이다." 소위 사주명리학의 진수가 담긴 책이다. 사람의 생년월일시를 보고 평생의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것이 사주명리학이다. 그 이론적 바탕은 물론 음양오행론이다. 이천년은 양주팔에게 사주명리를 넘어 천문지리와 주술에 이르기까지 아낌없이 가르쳐 주었다. -324-
-.......-354-끝.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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