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541/ 대원군2 - 류주현 지음

최해식 2017. 3. 14. 21:28

541/ 대원군2 - 류주현 지음

-삼라만상 무엇에나 수명이 있는 법, 감나무는 감을, 밤나무는 밤을, 보리수는 염주알을 땅에 뿌릴 만큼 뿌렸으면 죽는 게 당연하지요.

..........제왕도 정승도 미희도 거러지도 모두 제나름의 족적을 남기면 죽어가게 마련, 빈손으로 와서 족적을  남기고 빈손으로 가게 마련 아무도 이 이치에는 거역 못합니다. 인생은 결국  살아 생전 자기 한 일의 발자취만을 남기는 것입니다. -40-


-신세를 지면 마음이 약해지는 것, 그것이 좀 꺼림칙할 뿐이외다. -59-


-둔덕에 무성한 오리나무에선 찌르륵 찌익 말매미가  더위를 쥐어짜고 있었다. -60-


-아침엔 비가 오고, 하오에는 날이 반짝 들면서 동녘 하늘엔 오색 찬란한 무지개가 영롱한 석양 무렵이었는데, ........-62-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귀엽다 합니다만, 이 늙은이의  소망이 그러하기로 대감을  오늘 이렇게 외람한 방법으로 모셨으니 관용합시오. -70-


-기회는 앉아 기다리기보다는 나아가 쟁취햐야 합니다.  기회라 생각했을 때 잠깐 망설이면 벌써 저어만치 지나가고 마는 것입니다. -86-


-매일 매시 무슨 일이 꼭 일어날 것 같으면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해가 뜨고 달이 지고 하는 동안에 초겨울이 가고 세월이 가고 했다. -97-


-밤은 새벽을 잉태한 채 바닷속처럼 깊어 갔다.

날이 새면 섣달 초여드레, 또 해는 동쪽에 떠오를 것이다. -

1863년 12월 8일.  흥선은 그 운명의 날이 밝고 한낮이 되도록 추선의 집에 묻힌 채 세상을 등지고 있었다.-101-


-아무리 임금이라도 애비 없이 태어난 게 아니니까 네 말이 백번 천번 옳구나.  자식의 지혜가 아무리 영특하고 총명하더라도 애비의 넓고 깊은 경륜은 못 따른는 법이지.-110-


-세월이란 뭣이냐,  흐르는 시일의  쌓임을 말한다. -130-


-정치란 모름지기 철저한 가장과 위선과, 극진한 성의와 지혜와, 무모한 용기와 과단이 時利를 타고 민심에 영합되도록 임기응변의 묘를 얻어야 어시호 성공하는 것 아닐까. -139-


-세상의 일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항시 윤회하는 법칙이 있는 것입지요.  좋은 일은 좋은 일대로,  좋지 않은 일은 좋지 않은 일대로 자꾸 반복되는 게 아니옵니까.  보복은 또 새로운 보복을 잉태합니다.  반면에 관용은 또 새로운 관용을 잉태합니다. -262-


-적을 없애는 것보다 굴복시켜서 이용하는 것이 이쪽의  힘을 배양하는 길이올시다.  -263-


-자리끼라는 말이 있다. 밤에 침실 머리맡에 준비되는 물이나 가벼운 음식물을 자리끼라고 한다. -267-


- 시간은 세상 일에 구애 없이 흐른다.

.......늙은이는 죽고, 젊은이는 늙고 그리고 아이는 자라 어른이 된다.

시간은 그런 것에서 오직 초연할 뿐이다. 일각이 삼추 같다 해서빨라지는 것도 아니고, 누가 죽음을 응시하며 초조하다 해서 더디 오지 않는게 냉엄하기로 으뜸인 시간의 본질이다.

1863년 계해는 갔다.

이 나라의 그 잡다한 일들과 그 큰 변화를 아랑곳하지 않고 그해는 속절없이 갔다.

1864년은 밝았다.

거리엔 아이들의 웃음이 해맑았다. 설빔을 하고 세뱃돈을 받으러 골목길을 누비기에 바빴다. -276-


-꽃은 스스로의 향기로 호접을 유혹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런 말씀 마시오! 꽃은 시궁창에 피었고  호접은 백두산 상상봉에 앉았는데 어찌 접근이 됩니까? -285-


-높은 곳에 오르면 떨어질지도 모른다.? 오를 땐 쾌하지만 떨어졌을 땐 참혹하다.? 그들의 무심한 대화엔 진실이 있었다. -304-


-더러운 물건도 맑은 물에 들어가면 깨끗해지는 것,    사바의 속진이 묻은 추한 것이라도 일단 부처님 앞에 바쳐지면 정갈해 집니다. -307-


-겨울의 태양열은 죽은 놈의 콧김처럼 시덥잖았다. -317-


-속이 차면 외모도 너그러워지는 모양이다. -320-


-형제는 침묵해 버렸다. 밖에는 진눈깨비가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내리고 있다. -354- 끝. [제3권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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