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글쓰기

읽고 흠벅 감동한 글이다.

최해식 2016. 8. 19. 22:35

-읽고 흠벅 감동한 글이다.

어쩌면 꼭 나의 이야기를 닮았을까!!

 

출전  http://blog.naver.com/briankim913/220651408410

 

누구나 그렇듯 정신없이 학창시절을 보내고, 대학교를 다니고, 군대를 갔다 온 후, 한 번 더 정신없는 삶을 직장생활을 하면서 보냈다. 그렇게 허둥지둥 살다 보니 어느 덧 40이 다 되었던 것이다. 그 동안 책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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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혁신과 변화를 소리 높여 외치고 있었다. 남들이 다 하는 것이니까 당신도 하라고 말이다. 또한 이 세상은 남들처럼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고 소리치고 있다. 우리는 모두 그러한 세상의 외침에 의해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는 피동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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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수동적인 삶을 40년을 살았다. 그리고 40의 언덕길에서 나는 일탈을 선언했다. 그것은 모험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전형적인 실패자나 삶의 도피자들의 길과 같은 것이었다. 세상이 그것을 어떻게 정의하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이었다. 내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을 해 보는 것이 중요했다. 아무리 좋은 조건의 일이나 직장도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니라면 무슨 가치가 있을 까?

 

삶은 가장 낮은 곳에서부터 가장 빈 곳에서부터 가장 순수한 곳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세상이 좋다고 해서 높은 곳을 지향하며 채우기만 하면서 이기적으로 살아왔던 40년의 세월을 다 내려놓았다. 정말 어려운 결심이 아닐 수 없었다. 가장 낮은 곳에서 순수하게 책만 읽는 다는 것은 세상의 산전수전을 다 겪은 40대에게, 그것도 자기 앞가림에 너무나 약삭빠르게 변질된 현대인들에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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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욕심을 비우고, 세상의 모든 부와 명예와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때 가능한 일이었다. 어떻게 보면 바보가 되어야 한다. 새로운 삶은 그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것보다 더 가치 있는 그 무엇인가를 버려야 한다는 사실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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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없고 정신없는 세상에 몸서리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정작 그런 세상의 것들을 다 내려놓을 수 있느냐고 물어보면, 죽어도 못 한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세상에 몸서리치면서 살지만 세상에 끌려 살아가는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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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넘게 나를 구속하던 직장을 그만두고, 당분간 책만 보는 삶을 살기 시작했다. 직장을 다니면 매 달 몇 백 만원의 돈이 생긴다. 하지만 그것을 포기하고 책만 읽는 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볼 때 어리석은 짓이다. 그 어떤 수익도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일을 하면서 십 년 이상 돈을 벌었던 사람들, 즉 중년의 남자가 돈을 버는 것을 포기하고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외진 도서관에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날마다 출근(?)해서 책만 읽는 다는 것은 가장 순수한 곳으로 나아가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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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의 중년 남자가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부양하지 않고 몇 년 동안 책만 읽는 다는 것은 자기기만이고, 가족들에 대한 배신이다. 동시에 자기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선언이다. 하지만 그러한 행동이 책이 아닌 것을 통해 일어났다면 정말로 그것은 가정파탄이며, 자기 파괴가 될 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 행위를 통해 어떤 일이 발생했다면 그것의 과정이 아무리 험난하고 파괴적으로 보일지라도 그것의 결말은 해피엔딩일 수밖에 없다. 나는 그것을 경험했다. 그러한 삶이 나의 삶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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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잔뜩 낀 호숫가 아침처럼 내 인생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러한 안개들이 두렵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오히려 그러한 혼돈과 불확실성을 은근히 즐길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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