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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우물에서 하늘보기 - 황현산 지음

최해식 2024. 10. 12. 20:24

-시인이 배워야 할것은 바로 저 큰 강물의 교훈이다.  그는  아득 한 세월에 좌절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장구함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19-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일을 하는 데 인생을 소진하는 사람들이 자주 등장한다.  꿩을 잡을 가망도 없이 갖은 고생을 다해 매를 기르는 '매잡이'의 매잡이 노인이 그렇고, 줄에서 떨어져  승천할 때까지 줄을 타는 '줄광대'의 줄광대가 그렇다. ......늙은 소리꾼은 제 딸에게 산천이 감동할 소리를 얻어주기 위해 그 눈을 멀게 한다.  딸이 그 소리로 세상의 영예를 얻는 것도 아니다.  딸은 어느 날 어느 곳에서  노래를 불러 산을 학처럼 날게 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28-

 

-나무 위에 허공이 있으니 그 나무가 꽃를 피워 올릴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벌써 투시자다.  허공은 모든 것이 가능한 자리이며, 다른 세상이라 저 허공과 같지 않은가.  꽃나무는 여기 있지만 꽃이 필 자리는 저 허공이 아닌가. -39-시

 

-시인이 구하는 꽃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오래도록 끌어안아 온 긴 '고뇌'의 결실일 터다.  우리에게도  꽃나무에게도 꽃이 피기 전의 삶과 꽃이 핀 다음의 삶은 확연히 다르다. 꽃은 이렇게  이 삶의 시간이 아닌  다른 삶의 '다른 시간'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41-

 

-구름은 만질 수도 붙잡을 수도 없다.  구름은 온갖 모습을 다 짓지만 흘러가는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구름을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대상이 아무것도 없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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