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글쓰기

산의 빛깔이 짙어지기를 기다리며.....

최해식 2015. 10. 11. 11:35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더 내려가면

산의 빛깔이 더 짙어지겠지

나는 고대한다,

소리 소문도 내지 않고 가을 단풍이

저 숲으로 내려 앉아 붉은 단풍이 들기를.......

머잖아 만산홍엽의 물결이 저 곳에도 내리겠지.

 

곧 가을이 짙어지면

또 한해가 가고 새해가 왔다고 세인들은 고래고래 소리 지를테지...

하지만 나는 세월 감이 아쉽고 무듬듬하다 못해 시큼텁텁하기까지 하네

하지만,

내일이 없다고 여기고 오늘 글쓰기의 행복감을 느껴보면 어떨까?

더 많이 써보자

더 열심히 써보자.

김동리의< 세월 >이란 시를 읽어보자

세월 - 김동리

 

세월 가는 것이 아까워

아무 일도 못한다. 그것은

여행을 떠나기에도

사랑을 하기에도 아깝다

 

책을 읽거나

말을 건네기에도 아깝다

 

전화를 받고

손님을 맞고 하기에는

더욱 아깝다

 

아까워 세월을 아무것에도 쓸 수가

흘러가는 모든 순간을

앉아서 지켜볼밖에

앉아서 지치면 누워서라도,

 

누워서도 지치면

다시 일어나 술이라도 마실밖에

술은 마실수록 취하는 것

아무리 마셔도,

 

취해 있어도 나는 그

달아나는 세월의 어느 순간도,

놓치지 않는다

 

눈 지그시 감았어도

눈 딱 벌려 떴을 때처럼

달아는 모든 순간을 지켜보는 것이

그냥 그렇게 지켜볼 뿐이라

가는구나 가는구나

 

그렇다 그냥 지켜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