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333 / 자전거 여행 - 김훈 지음

최해식 2015. 10. 6. 13:27

-151007 저녁에 읽기 시작. 재미있고 글 잘 쓴다.

 

- 산수유가 사라지면 목련이 핀다. 목련은 등불을 켜듯이 피어난다. 꽃잎을 아직 오므리고 있을 때가 목련의 절정이다. -23-

 

- '설요'는 7세기 신라의 젊은 여승이다.

7세기의 봄과 13세기의 봄이 다르지 않고,올 봄이 또한 다르지 않다.

그 꽃들이 해마다 새롭게 피었다 지고,지금은 지천으로 피어 있다. -26-

 

- 바람 속으로 씨앗을 퍼뜨리는 풀들은 빛나는 꽃를 피우지 않고, 영롱한 열매를 맺지 않는다. 갈대나 억새가 그러하다. 갈대는 곤충를 부르지 않고,봄의 꽃들처럼 사람을 유혹하지도 않는다. 갈대느 바람 부는 쪽으로  일제히 쓰러지고 바람의 끝자락에서 일제히 일어선다.

.............갈대는 초겨울에 흰 솜 같은 꽃을 피우고, 바람이 마지막 씨앗을  훑어낼 때까지  갈대의 뿌리는 바람에 끄달리면서 바람에 불려가지 않는다. -73-

 

- 5월의 산에서 가장 자지러지게 기뻐하는 숲은 자작나무숲이다.

..........자작나무숲은 생명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작은 바람에도 늘 흔들린다. 자낙나무 숲이 흔들리는 모습은 잘 웃는 젊은 여자와도 같다. 자작나무 잎들은 겨울이  거의 다 가까이 왔을 때 땅에 떨어지는데, 그 잎들은 태어나서 땅에 떨어질 때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바람네 흔들리면서  반짝인다.그 이파리들은 이파리 하나하나가 저마다 자기 방식대로 바람을 감지하는 모양이다. 그 이파리들은 사람이 느끼는 바람의 방향과는  무관하게 저마다 개별적으로  흔들리느 것이어서, 숲의 빛은 바다의 물비늘처럼 명멸한다.  사람잉 바람을 전혀 느낄 수 없을 때도 그 잎들은 흔들리고 또 흔들린다.  그래서 자작나무숲은 멀리서 보면 빛들이 모여사는 숲처럼 보인다. 잎을  다떨군 겨울에 자작나무숲은 휜 기둥만으로 빛난다. -96-

 

- 집 살 때 꾼 돈 이잣날은 흥부네 끼니 돌아오듯이 돌아온다.  -151-

 

-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그 종착점 너머의 세계와 연결된다. 길은 길이 아닌 곳과 닿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길의 지향성은 세계적이며, 모든 길의 숙명은 역사적이다. -152-

 

- 영일만은 빛의 바다다. 햇빛은 밝고 달빛은 깊고 바람은 맑다. 모든 새벽들은 개벽처럼 이 바다에 찾아온다. 서기 158년에 신라 임금은 이 바닷가 마을에서 인간 세상에 빛을 맞아들이는 제사를 지냈다. -188-

 

- .....길이 아까워서 천천히 가야 하는데,길이 너무 좋아서 빨리 가게 된다. 뒤로 흘러가는 바다와 앞으로 흘러오느 바다의 길을 "아아아" 소리치며 달렸는데,새로운 시간의 바다는 끝도 없이 펼쳐져 잇었다.

.......지금 영일만의 오징어떼들은 어촌 마을 앞바다까지 바짝 몰려와서 바닷물이 끓듯이 우글거린다. -191-

 

- 명량 해협 ;

이 해협으 폭은 가장 좁은 거리가 293미터이고 최고 유속은 10노트이다. 여기가 한반도 전 해역에서가장 사나운 물길이다. 이 물길은 하루에 네 번 역류한다. 해남반도에서목포 쪽으로 달려가던북서해류은 돌연 거꾸로 방향을 바꾸어 남동쪽으로 달리기 시작하는데,명량해협은 하루에 네 차례 이 엎치락뒤치락을거듭한다. 물길이 거꾸로 돌아서는 사이마다 바다는 문득 잔물결 한 점 없이 거울처럼 고요해지고,질풍노도를 예비하는 이 적막으 순간에 바다는 더욱 무섭다. -208-

 

- 다케다 신겐의 ㅈㄴㅇㅇ이 헛것과 함께 궤멸하자 천하느 오다 노부나가의 수중으로 들어간다. 오다는 용맹한 멋쟁이 무사였다. 근 ㄴ'천하포무天下布武' 라는 네 글자를  도장으로 사용했다. 그의  도장  속에서 

 권력의 폭력적 본질로서의 무武는 알몸뚱이를 드러내고 있다. 오다는 부하의 칼에 죽었다. 오다가  횡사하자 그 휘하의 일개 부장이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오다 정권의 수뇌부를 타도하고 천하를장악한다-224-

 

- 산간 마을들은 눈 속에서 고요히  엎드려 잇었고, 산길에는 이따금씩 멧돼지를 쫓는 사냥꾼들만 지나다녔다. 도마령 옛길은 산의 기세가 숨을 죽이는 자리들만을 신통히도 골라내어 굽이굽이 산을 넘어갔다. -231-

 

- 하늘재 ;

하늘재는 서기 156년에 열린 고갯길이다.

하늘재는 관음리(경북 문경시)에서 미륵리(충북 충주시)로 넘어가는 백두대간의 고개다. 신라 아달라왕의 북진팽창 정책은 2세기 중엽에 이미 백두대간을 넘어서 중원을 겨누었다.  [삼국사기] 에 따르면, 하늘재는 서기 156년에,죽령은 158년에 열렸다.

조선 초기에 문경새재가 열리기 전까지 이 길은 백두대간을넘어가는 간선도로였다.  영남에서 경기도나 충청도로 갈 때에는 신라 사람들도 이 고개를 넘었고 고려 사람들도 이 길로 다녔다. -247-

 

- 온 산백의 계곡과 능선에 한 움큼씩의 가을빛을 실은 나뭇잎들은 폭설처럼 쏟아져 내리고,나뭇잎에 실린 빛들도 땅으로 스러지지만,빛들이 스러진 자리에 새 빛들은 막무가내로 쏟아져 내렸다. -267-

 

- 양천향교에서어린이들이 [소학] 을 외우고 잇다.

'약고서유,불부동정' - 부모님께 서쪽에서 놀겠다고 말씀드렸다면,동쪽으로 가서 어정거리지 말아라.

'자등고수,부모우지' - 자식이 높은 나무에 오르면 부모는 반드시 근심한다.

어린이들은 그렇게 단순하고도 자명한 삶의 원리들을 배운다. -324-

 

- ........-325-끝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