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26/ 취서만필 - 장석주 지음

최해식 2024. 11. 2. 20:22

- "죽음은 항상 삶에 넘실댄다.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잃고,  떠나야 하고,  양보해야 하고,  헤어져야 하며,  포기해야 한다. -23-

 

- 남자로 태어나서 슬기롭고 총명한 여자를 만나는 것은 커다란 지복이다. 남편을 좋아하고 섬기는 마음이 한결 같으며,  정숙하고 순할 뿐만 아니라 검소하면서도 부지런하고,  늘 흐트러지지 않은 아름다움을 가진 아내를 얻는 것은 남자들의 영원한 로망이다. -34-

 

-걷기와 사유하기는 잘 어울리는 한 쌍이다.  걷는 동안 우리는 주변의 사물과 풍경을 바라보고 저절로 사유에 빠져든다.   느리게 걸을 때  '나'와 세상은 사용과 소유의 관계가 아니라 평등한 관계 속에서 감각적 교섭을 한다.  '나'의 시선이 자연 속으로 뻗어가고,  자연은 '나'의 안으로 들어온다. -47-

 

- 일본인의 깍듯한 처신은 예의바름의 모범이라 할 만한다.  그 예의바름이 가벼운 욕이나 비방잉나 모욕에 대해 쉽게  상처받는 일본인의 기질이 가려질 수 있다.  모욕을 받고도 웃지만 앙심을 품었다가 나중에 복수를 하느 게 일본인의 기질이다. ......일본인의 예의 바름 뒤에는 남에게는 잘 드러내지 않는 속마음이 있다.  '국화'와  '칼'이라는 하나로 묶을 수 없는 두 마음을 품은 존재가 일본인이다.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인의  "마음속 깊은 곳에 이원성"이  심어져 있다고 말한다. -80-

 

- 말년은 인생에서 가장 늦게 맞는 한 시점이다.  오래 살면 누구나 맞는 자연의 질서다.  마치 기다리지 않아도 봄이 오듯 말이다. 백발은 말년의 표상이다. 백발은 인생을 오래 숙고한 자의 성숙과 지혜를 연상시킨다. -172-

 

.대부분의 사람은 이성이란 파리잡이통에 갇인 파리다.  책 한 권에서 얻은 얇은 그만큼 무지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지만 한편으로 그 앎에 자아를 가둔다.  그 앎에서 벗어나려면  또 다른 책을 읽어야 한다. 또 다른 그 많은 책들은 자아와 이성을 가둔 그 많으 눈에 보이지 않는 파리잡이통들을 끊임없이 깨드리고 바깥으로 나오는 촉매의 수단이다.  그러므로 자기가 뭔가를 안다고 생각하느 사람은 실은 모르는 사람이고,  자기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실은 많이 아는 사람이다.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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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지루하여 291페이지까지 읽고 그만 두었다.-291-

 

-끝.-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