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퍼온글]마지막 잎새와 도미타 나오야

최해식 2014. 11. 28. 03:45

-[퍼온글]마지막 잎새와 도미타 나오야

http://article.joins.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16449002

 

-도쿄의 가로수가 품고 있던 빨간 물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토해내고 있다. 잎들을 떨어뜨린 나무는 앙상한 두 팔을 벌린 채 바람을 맞는다. 창밖 담쟁이넝쿨을 보며 운명을 직감하던 여류화가 존시. 그가 폐렴에 걸려 병석에 누운 것도 찬바람이 불던 11월 이맘때였다. 오 헨리 소설 『마지막 잎새』에서 무명의 늙은 화가는 한 장 남은 잎새가 떨어지면 죽을 거라고 믿는 존시를 위해 속임수를 쓴다. 비가 세차게 내리던 날 밤, 폭풍우에도 끄떡없을 암녹색 담쟁이 잎을 담벼락에 몰래 그린다. 꺼져가던 생명의 불씨를 되살리고 자신은 폐렴에 걸려 세상을 떠난다.

 “당신은 자주 거짓말을 하나요?” 예기치 않은 질문을 받으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마지막 잎새』를 떠올리며 ‘거짓말과 속임수는 모두 나쁜 것’이란 고정관념에서 조금 자유로워진다. “네”라고 대답하는 게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보다 양심적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

메이지(明治)대학 국제일본학부 스즈키 겐지(鈴木賢志·사회심리) 교수는 ‘주간동양경제(週刊東洋經濟)’에 게재한 글에서 “타인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일본인이 의견 충돌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상대 취향이 자신과 달라도 속마음을 감춘 채 ”같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동조성의 압력’이라 지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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