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97.열하일기 - 박지원 씀, 리상호 옮김

최해식 2014. 11. 24. 00:55

- 1780년,열하로 가는 사행단 :

1780년 5월 25일,청나라 황제 건륭제의 칠순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에서 길을 떠났다.

6월 24일,압록강를 건너다

8월 1일 ,북경에 도착했다.

8월 9일,열하에 가서 만수절에 참석하다.

8월 20일 ,북경으로 돌아오다. 그 후 한동안 북경에 머무르다.

10월 27일, 서울에 도착했다.

모두 281명이 5달에 걸쳐 기나긴 여행을 했다.

 

박지원은 사행단의 공식 인원은 아니었으나 정사 '박명원'의 팔촌 동생으로서 따라갈 수 있었다, 박지원은 압록강을 건널 때부터 심양과 산해관을 거쳐 북경에 도착한 뒤,북경에서 열하로, 열하에서 다시 북경으로 온 때까지 일들을 날짜와  여정대로 일기에 썼다. 열하에서 황제를 보고,최초로 티베트의 '판첸 라마'를 만나기도 했다. 

스스로를 삼류인사라고 일컬은 박지원은 중국인들과 나눈 이야기들과 직접보고 들은 청나라의 산천과 문화를 독특한 문체와 활달한 필치로 [열하일기]에 담아냈다. -242~ 243- 

 

 

-이윽고 하늘이 활짝 개 뭇별들이 총총 나지막이 드리웠다. 손을 내밀면 금방이라도  만져질 것만 같다. -20-

 

-사람들은 칠정(기쁨, 노여움,슬픔,즐거움,사랑하는 마음,미워하는 마음,욕심이다.) 가운데 슬픔 만이 울음을 자아내는 줄만 안다네.

한껏 기쁘면 울 수 있고,한껏 골이 나면 울 수 있고,한껏 즐거우면 울 수 있고,한껏 사랑하면 울 수 있고,한껏 미우면 울 수 있고,한껏 욕심이 사무치면 울 수 있으니,맺힌 감정을 한번 활짝 푸는 데는 소리쳐 우는 것 만큼 빠른 방법이 없네. -48-

 

-오랑캐라 부르는 오늘의 청 왕조는 무엇이든 나라에 이익이 될 만하면 억지로 빼앗아 와서라도 제 것으로 삼고 지켜 냈다.

백성에게 이롭고 나라에  쓸모 있는 제도라면 그 법이 오랑캐한테서 나왔다 해도 머뭇거리지 말고 본받아야 한다.

조선 사람들이 참으로 오랑캐를 물리치려거든 (중국의) 발달한 법제를  알뜰하게 배워우리의 무딘 습속을 바꿔야 한다. -75-

 

-중국의 재물이 풍성풍성하되  한쪽에  몰려 있지 않고 쉴 새 없이 흘러 퍼지고 장사를 통해 이곳저곳 옮겨지는 것은 모두 수레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우리 일행도 우리 수레에  우리 물건을 우리가 싣고 곧추 북경까지 간다면 참으로 편리할 텐데,왜 못 하는가?-78-

 

-마두 '장복' 이는 책문을 들어선 뒤부터 중국말을 길에서 주워들어 배웠는데 평생을 두고 배운 '쌍림' 의 조선말보다 훨씬 나았다. 중국말이 조선말보다 배우기 쉬운 줄을 비로소  알 수 있었다. -87-

 

-산해관 밖에 있는 장대에 올랐다 내려오려고 눈을  들자 뜻하지 못한 자리에 서  있으니 금방 눈이 핑 돌았다. 탈은 눈에서 생긴 것이다.

벼슬하는 자들도 이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떠받들려 올라갈  때는 한 층대 반 층대 남보다 뒤질세라 더러는 남을 떠밀며 앞을 다툰다. 그러다 몸이 높은 자리에  이르면 겁이 나고 외롭고 위태로우나,나아갈 곳은 한 발자국도 없고 물러설 자리는 천 길 낭떠러지뿐이다. 어디 하나 붙잡을데가 없으니 내려오려 해도 제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다. 예나 오늘이나 통하는 이치렷다.

장대를 내려와 드디어 산해관으로 들어갔다. -93-

 

-불볕이 내리쬐면서 하늘엔 구름 한 점 없다. 그런데 갑자기 난데없는 찬물 한 종지가 손등에 덜컥 떨어졌다.등골이 으쓱했으나 사방을 둘러보아도 물을 뿌리는 사람은 없었다.또다시 주먹만 한 물덩이가,창대가 쓴 벙거지 가장자리에  탕 떨어졌다.

고개를 쳐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해 옆에  검정 바둑돌만 한 구름장이 나타나고 맷돌 가는 소리같이 우르르 소리가 은은히 들리더니,갑자기  사방 벌판 끝에서 여기저기 작은 구름장이 까마귀 대가리처럼 내밀었다.

구름 빛깔은 독기가 서린듯하고,해 곁에 보이던 구름장은  벌써 해 바퀴를 반쯤 덮더니 한 줄기 흰 불빛이 버드나무 속으로 번뜩 지나간다. 곧 해는  구름 속에 숨고,구름 속에서 번갈아 나는 소리는 바둑판을 밀치는 듯,비단 필을 찢는 듯하다. 버들 숲은 컴컴해지고 잎사귀마다 번갯불이 번득였다. -102-

 

-범의 꾸중 :

(....) 제 것 아닌 물건을 가져간느 놈을 일러서 '도적놈' 이라 하고,남의 생명을 빼앗고  물건을 해치는 놈을 가리켜  '화적놈' 이라고 하느니라.네놈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바삐 팔뚝을 뽐내고 눈을 부릅뜨고  잡아채고 훔치고 하건만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들 살고 있구나. 심한놈은 돈을 형님이라고 하는 놈도 있고,장수가 되려고 제  계집조차 죽이는 놈이 있는 데야 뭐라 더 할 말이 있겠느냐.네놈들이 삼강오륜을 어찌 입에 올릴 수 있느냐?

어디 그뿐이냐?메뚜기한테서 밥을 가로채고,누에한테서 옷을 빼앗고,벌떼를  쫓고는 꿀을 훔치고,더 악착스러운 놈은 개미 새끼로  젓을 담아 제 할애비 제사를 지내는 놈까지 있으니,잔인하고도 악착한 버릇으로 치자면 네놈들을 앞설 놈이 또 어데 있느냔 말이다.-118-

 

-아침노을은 고요히 하늘거리는데,멀리 뵈는 돛대들이 삼대처럼 늘어섰다. -124-

 

-옛 역사 기록을 보면 천하를 다스리는데 '유정유일' 의 방법을 사용했다 ' 고 한다.

나는 북경 조양문에들어서서 처음으로,요 임금과 순 임금의 유정유일 정신(이 정신은 <서경>에 나온느 말로, '오직 한 가지  일에 마음을  쏟아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 이 바로 여기 있고,공자의 학문도 바로 여기 있고,관중이 나라의 재정을 튼튼히 한 것도 바로 여기 있구나 싶었다. 포악하기로 이름난 걸 임금과 주 임금의 호화로운 궁전도 이 법에 지나지 않고,몽염이  쌓은 만리장성도 이 법에 지니지 않고, 진 시황이 닦은 길도 이 법에 지나지 않고,상앙의 법제도 이 법에 지나지 않아 보였다-127-

 

-이제 나라를 세워 '청' 이라 하고,도읍을 정하여 '순천' 이라 했다. (.....) 궁성의 정남문은 정양문, 정동이 조양, 동북이 동직문이다.

자금성에 문이 셋 있고, 궁성의 맨 앞 정전을 태화전이라하고,그 안에 한 사람이 있으니 성은 '애친각라'요,종족은 '여진 만주부'요,지위는  천자요,칭호는 황제요,직분은 하늘을 대신하여 앉아 있고,자기가 부를 때는 짐이요,만국이 떠받들때는 폐하요,말을 내면 조서요,호령을 하면 칙서요,쓰개는 붉은 모자요,연호를 '건륭' 이라고 부른다.

이 글을 쓴 자는 누구인가? 조선의 박지원이요,쓴 때는 언제던가?

건륭 45년 8월 초하룻날이다. -128-

 

-성인들도 세상에  단 한 사람쯤은 자기를 알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석가는 모습을 달리하였으나 제자 아난이 알아보았고,주나라 문왕의 삼촌 태백은 조카와 왕위를 다투지  않으려고 몸에 먹칠을 하고 돌아다닐 때에도 아우 중옹이 뒤따랐다. 예양은 죽은 임금의 원수를 갚으려고 몸에 옻칠을 하고 다닐 때 아내도 못 알아보는데 벗이 알아보았고,굴원은 얼굴이 파리했으나 어부가 알아보았고,범려는 오호에 배 띄우고 떠날 때 서시가 있었고,장록은 도망가 객관을 가만히 거닐었으나 옛 상관 수가가 알아보았고,장자방은 이교를 거닐다가 귀한 병서를 지닌 황석공을 만났다. 이제 나는 홀로 유리창에 서 있고 보니, 이참에 나도 성인도 되고 부처도 되고 현인이 되어 숨어 살며 미친 노릇을 한다고 치자.

누구와 더불어 이 아깃자깃한 취미를 이야기할 것인가?-134-

 

-생이별의 괴로움:

장복이가 창대와 손을 붙잡고 둘이 마주 우는데 눈물이 비 오듯 했다.

나는 말 위에서 이별에 관해 생각했다.

'인간에게 이별처럼 괴로운 노릇이 없을 터요,이별 중에서도 생이별처럼 괴로운 이별이 없구나.'

세상 사람들은 죽고 사는 것을 누구나 한 번 당할 일로 보고 잇다. 죽고 사는 일이 이같이 당연한 이치니,한 사람은 살고 한 사람은 죽는 이별은,괴롭다고 말할 거리가 못 된다.

세상에 무엇이 괴롭다 괴롭다 해도,한 사람은 가고 한 사람은 남는 생이별보다 더한 괴로움이 또 어디 있으랴?

그러면 이별의 괴로움을 자아낼 만한 곳은 대체 어떤 곳일까?

대체로 물의 정취가 이별의 괴로움을 자아냄 직한 '곳' 이다.

이별의 '곳' 으로 치는 물이란 대체 어떤 물을 두고 말하는 것일까? 커서 강과  바다요,작아서 도랑과 개골창만이 물이 아니다. 크건 작건 되돌아올 길 없이 흘러가는 모든 것이야말로 물이다. 그러니 옛날부터 이별하는 괴로움을 그려 낼 적에는 흔히 물이 배경으로 나온다.

물? 물의 정취를 나는 알고 있다. 얕지도 깊지도 않고,잔잔하지도 급하지도 않은 물결이 바윗돌을 얼싸안은 채  흐느껴 우는 것이 물이다. 바람도 비도 없고,그늘도 볕도 없는 음산한 날,눈에  보이는 것들이란,한 번은 무너지고 말 강 위의 다리,마침내 죽어 버릴 강둑의 나무,앉고 서고 뒹굴 수 있는 강가 모래밭,솟았다 잠겼다 숨바꼭질하는 강 한가운데 물새들! 이런 경치 속에 셋도 넷도 아닌,단 두 사람이 소리도 없고 말도 없이 마주 설 때야말로 세상에 이런 괴로운 자리가 또 있을까?-147-

 

-때마침 초승달이 산마루턱에 걸려 넘어가려고 하는데,그 빛이 숫돌에 갓 갈아 낸 칼날처럼 싸늘하다.이윽고  달이 재 너머로 차츰 기울어 간다. 아직도 뾰족한 두 끝이 남아 있는데 갑자기 불빛처럼 붉어지면서 횃불 두 개가 산 너머에서 솟는 듯하다. (....)

때는 바로 초승달이 어슴푸레 비추고 잇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간이 작고 겁이 많아 때론느 대낮에 홀로 빈방에 들어가거나  밤중에 등불을 만나더라도 머리끝이 쭈삣해지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올해 나이 마흔넷이건만 무서움을 타기는 어릴 적이나 꼭 같다. 오늘 이 한밤중에 홀로 만리장성 아래 우뚝 서고 보니,달은 지고 물은 울고 바람은 솨솨,반딧불은 펄펄 날아서 보는 것마다 무엇이나 다 놀랍고 휘둥그레지고 이상야릇 하였다. -161~ 162-

 

-하룻밤에 아홉 번 강을 건너 :

강물이 두 산 사이에서 나와 바위와 마주쳐 싸우는 듯 거세게 흐른다.놀란 파도,성난 물결,우는 여울,흐느끼는 돌창이 굽이를 치고 뒤번지면서 울부짖는 듯 고래고래 소리를 치는 듯 만리장성을 부서뜨릴 기세다(....)

나는 물소리를 다른 소리에 견주어 들어 보았다. 깊숙한 소나무가 퉁소 소를 내는 듯하니 이는 청아한 마음으로 들은 것이다. 산이 찢어지고 절벽이 무너지는 듯한 것은  분노하는 마음으로 들은 것이고,뭇 개구리가 다투어 운다 싶은 것은 발칙스러운 마음으로 들은 것이다. 벼락치고 천둥이 우는 듯한 것은 놀란 마음으로 들은 것이요,찻물이 보극보글 끓는 듯한 소리는 운치 있는 마음으로 들은 것이다. 거문고가 높고 낮은 가락으로 어우러져 나는 듯한 소리는 슬퍼하며 들은 것이고,창호지 우는 듯한 소리는 의심스럽게 들은 탓이다. 무엇이나 제 소리대로 듣지 못하고,더구나 가슴속에 무슨 딴 생각을 먹고 있으면 그것이 귀에서 소리가 되는 것이다.  -164-

 

-열하까지 오면서 밤낮없이 나흘 동안 눈 한번 붙이자 못했다.  하인들도 모두 선 채로 잠을 잤다. 나도 졸음을 견디다 못해서 눈꺼풀은 구름 드리우듯 무겁고 하품은 바닷물 밀려오듯 했다. (......... )

"차지도 덥지도 않은 구들 위에  높지도 낮지도 않은 베개를 베고 두텁지도 얇지도 않은 이불에 깊지도 얕지도 않은 술 몇 잔에 취한 채 장자도 아니요 나비도 아닌 몽롱한 꿈을 꾸는 듯하다. 는 것이 바로 이럴 때를 두고 하는 말 같다. 꿈속 산천에서 하는 말 같다. (........ )

이윽고 다음 참에 이르러 밥을 먹으려니 몸이 녹초가 되어 숟가락 무게는 천 근 같고 혀 무게도 백 근은 되는 것만 같은데, 상에 가득한 진수성찬이 모두 잠이다.  촛불 빛이 무지개인 양  뻗는데 혜성꼬리처럼 가닥 져 보였다.

이윽고 청심환 한 개로 소주를 바꾸어 실컷 마시고 나니.술맛도 좋고 몇 잔 안 들어 곧바로 푸근하게 취하기에 이내 곯아떨어졌다.  -169~ 171-

 

-조선은 넓이가 얼마나 되는지요?

기록에는 5천 리라고 합니다. 요임금 시대에 단군 조선이 있었고,기자 조선은 주나라 무왕 때 봉한 나라요,위만 조선은  진나라 때 연나라에서  쫓겨난 무리들이 동쪽으로 몰려온 것입니다. (....... ) 고구려,신라,백제가 통일되어 고려가 되니 동서가 1천 리,남북이 3천 리입니다. -177-

 

 

 

-모두들 닷새 동안을 자지 못하다가 이제야 한꺼번에 자게 된  것이다. 달이 이토록 좋은 밤이다.촛불을 불어 끄고 뛰어 나왔다.

홀로 뜰에 서서 째어지게 밝은 달을 쳐다보고 있노라니 담장 너머에서"낄낄" 하는 소라가 들렸다.장군부에서 약대가 우는 소리다. -180-

 

 

 

-건륭 황제 만수절 축하후 저녁에 황제의 하사품으로 '여지주' 가 나왔다. 사람들은 이 술이 여지로 담근 술이라며 다들 맛보고는 술맛이 좋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밤이  되어 기풍액을 찾아가 한 잔을 내놓자,기 공은 배를 쥐고 웃었다. "이것은 술이 아닙니다. 여지즙이지요"

여지즙에 소주 대여섯 잔을 타고 보니 빛이 고와 지고 맛은 맑고 향기가 곱절이나 났다. 아까 여지즙을 맛보고는 취한다고 떠든 자야말로,매화나무를 쳐다보기만 하면서 목을 축이는 자라 해야  할지* ,뜨물에 취해서 짐짓 취한척하는 자라 해야 할지. ( *옛날 조조가 군사들 데리고 행군하는데,군사들이 몹시 목말라 하자 저 고개만 넘으면  매화나무에 매실이 가득 달렸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자 군사들은 입에 침이 고여 갈증을 풀었다고 한다. ) -208-

 

 

-지구는 둥글다 :

이날 밤 달은  찢어지게 밝아 기풍액과 함께 명륜당으로 나가 뜰을 거닐었다. 나는 달을 가리키면서 물었다.

"달의 몸뚱이는 언제나 둥글어 햇빛을 빙 둘러 받고 보니,이 때문에  땅덩이에서 본 달이 찼다가 기울다가 하는 것이 아닐까요?오늘 밤 저 달을 온 세계가 한목으로 본다고 칩시다. 보는 곳에 따라 달그림자를 재어 본다면 달이 살찌고 여위고 깊고 옅음이 있지 않을까요?별은 달보다 크고 해는 땅덩이보다 큰데,멀고 가까운 것에 따라 실제와 달라 보이는 것이 아닐까요?만약에 이것이 참말이라면 해와 땅덩이와 달은 모두 허공에 둥둥 뜬 별들이 아닐까요?별에서 땅을 볼 때도 그렇게 보이지 않을까요? -209-

 

 

-말이야 죽든 말든 그저 많이 실을 욕심에,힘쓸 만한 먹이를 먹인다는 것이 더운 여물죽이다. 말은 익힌 음식을 가장 싫어한다. 말에게 더운 것은 병이 되기 때문이다. 삶은 콩이나 끓인 죽을  먹고 종일 다니고 나면 몸에 열이 올라 병이 된다. 말 먹이는 법 이 틀렸다. 우리 나라에서 말 다루는 법 이란 뱃대끈이나 굴레를 졸라맨다.(..... )  무릇 생물들의 성질이란 사람이나 마찬가지로 고달프면 쉬고 싶고,답답할 때에는 시원한 데를 찾고 싶고,구부러든 놈은 펴고 싶고,간지러우면 긁고 싶다. 그러므로 말도 이따금 굴레와 고삐를 풀어 놓아 답답증을 풀도록 해야 한다. 말하자면 생물의 성질에 따라 그 뜻을 맞추어 주어야 한다, -213-

 

 

-사신 행차를 줄여 '사행' 이라고 한다.

명나라에 가는 사행을 '조천행, 청나라에 가는 사행을 '연행' 이라 한다.

정기 사행은 동짓날 떠나는 '동지사' 새해를 축하하러 가는 '정조사'

생일을 축하하는 '성절사' 가 있다. 또 임시 사행으로 기쁜 일이 있을 때 가는 '진하사'  감사할 일이 있을 때 가는 '사은사'  상이 났을 때 조문하러 가는 '진위사' 가 있다.

조선은 중국에 공물을 바침으로써 나라의 안전을 보장받고,무역을 통해 큰 이득을 얻었다. 또 사행은 조선의 젊은 지식인들이 중국의 실상과

 앞선 문물과 어마어마한 책들을 제 눈으로 보고 새로운 세계 질서를 느끼는 기회였다.  -240-

 

 

-박지원은 1737년 서울 서소문 밖 야동에서 '박사유'와 '함평 이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박지원은 명문가 출신에다 문장도 뛰어나 이름이 높았으나,세상에서 벗어나려는 뜻을 품은지라 과거를 보지 않았다. 박지원,홍대용 등을 이용후생 학파랄고 하는데,사물을 이로베써서 백성들의 생활을 넉넉하게 하는데 힘써야 한단, ㄴ 드시이다. 그또 청나라를 오랑캐라고 무시힐 게 아니라,우리에게 이로운 것이라면 오래에 케한테라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래서 북학차 파라고 한다.

1780년( 정조 4),박지원은 나이 마흔넷에 드디어 청나라를 여행할 기회를 얻어 넉 달에 걸쳐 청나라의 문물을 꼼꼼히 살피고 돌아와 3년 동안 [열하일기]를 썼다. (.....) 평생 명예와 잇속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았으며 기운 펄펄한 문장으로 살아 있는 글쓰기를 실천하고,서자들 같은 낮은데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눈길을 주었으며,나라와 백성을 살리기 위한 방도를 연구하는 데 골몰한 큰 인물 박지원은 1805년 새상을 떠났다. -244~ 245-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