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

188.문학시간에 옛시 읽기2 -전국 국어교사모임 옮김

최해식 2014. 11. 8. 05:41

<눈 속에 친구를 찿아갔다가> - 이규보

눈빛이 종이보다 희어

채찍으로 내 이름을 썼다.

바람아,눈 쓸지 말고

벗이 올 때까지 남겨 두어라.

 

*친구를 찾아갔다. 친구는 없고,그냥 헛걸음으로 돌아와야 할 처지다.

 혹시나 바람이 불어 눈 위에  쓴 내 이름을 지울까 걱정스럽다. 제발 친구가 돌아와 내 이름을 볼 때까지 바람이 불지 않았으면, ....... -44-

 

- <시냇가 초가집> - 길재

시냇가 초가집에 한가로이 지내노라니

휜 달과 맑은 바람에 즐거움도 넉넉하다.

바깥 손은 오지 않고 산새만 우니

대숲 언덕 평상에 누워서 책을 본다.

 

*찾아오는 사람도 없는 시냇가 초가집에서 한가로이 책을 본다. 찾아오는 벗이라곤 휜 달과 맑은 바람,그리고 우짖는 산새뿐이다.

철학자 피에르 쌍소는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라는 책에서, " 인간의 모든 불행은 고요한 방에 앉아 휴식할 줄 모르는 데서 온다. " 라는 파스칼의 말을 인용하여 느리게 사는 삶을 제시했다. '느림' 은 게으름이 아니라 삶의 길에서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고 참모습을 보는 방법이다. -95-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