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80. 춘추전국이야기5 -공원국 지듬

최해식 2014. 10. 25. 22:30

-범려范蠣

오왕 부차에게 미인을 보내 주색에 빠지게 했던 절세미인 서시와 범려의 사랑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잇다. 그는 구천을 도와 20년 뒤 오나라를 멸망시킨 후 월나라를 떠낫다. 그는 중국 역사에서 공성신퇴功成身退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범려는 월나라를 떠나면서 그의 친구인 문종에게 兎死拘烹이라는 글귀를 남겼다. -7-

 

-오자서는 '신포서' 에게 전하라고 했다.

日暮途遠,吾故倒行而逆施之 해는 저물고 길이 멀어서, 거꾸로 가고 거꾸로 행했다. -16-

 

 

-[오월춘추] 는 역사 자체가 거대한 대하 역사드라마이다.

어차피 인생의 망망대해를 혼자 헤쳐나가야 한다면,오-월의 투쟁을 통해 인간사의 파란만장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욕망으로 가득찬 인간사에 정답이 있을 리 없으니,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읽는 이의 자유다.

독자 스스로 누군가가 되어볼 수도 있을 ㄳ이다.

부차가 될 것인가.구천이 될 것인다? 범려가 될 것인가,오자서가 될 것인가?문종이 될 것인가,백비가 될 것인가? 아님 또 다른 누군가가 될 것인가? 필자는 독자들이 그 누군가도 아닌 또 다른 누군가가 되었으면 좋겠다.-19-

 

-제비오면 봄이구나 하고 기러기 오면 겨울인가 하지만,제비 왔다고 봄이 아니요 기러기 왔다고 겨울도 아니다. 그저 축이 조금 비뚤어진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끊임없이 돌기에 춘하추동은 차례로 온다.

기원전 5세기가 끝날 무렵 '봄과 가을(春秋)' 이란 시대가 저물고 '싸우는 나라들(戰國) ' 이란 시대가 왔다고 하나,그저 제비니 기러기니 하는 것의 날갯짓만 보일 뿐,왜 언제 저들이 왔는지는 알기 어겹다. 제비나 기러기는 이미 오래 전에 길을 떠났고,그들이 떠난 연유도 훨씬 오래 전에 무르익었다. -20-

 

-지금의 중국 강남은 사람의 바다와 마천루의 숲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남에서 기침을 하면 세계가 들썩거리는 지경이 되었다.

원래 남방이 미개한 곳이고 북방이 문명한 곳이었지만,미개함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피지 않은 꽃은 내일이라는 희망이 있으나 이미 핀 꽃은 시들 날만 기다려야 한다.

강남을 '중국문명' 의 일원으로 편입시킨 사람들은 바로 춘추 말기에 등장한 오-월의 싸움꾼들이었다. 그리고 다시 2500년이 흘러 악어가 용이 되는 시절이 실제로 왔다. -28-

 

-[사기]의 <화식열전>에는 춘추전국시대 오나라가 잇던지역을 東楚 라 하고 절강의 남쪽을 월나라라고 부르면서 "오(동초)는 꽤 볼 만한 것이 있다" 고 적고  있다. -33-

 

-[사기]<오자서열전> 에서 오상은 동생오원(자서)에게 말했다.

"나는 죽을 수 잇고 너는 복수할 수 있으리라. 아버지를 풀어준다는 말을 듣고 당장 달려가지 않을 수도 없고,어버이가 도륙을 당하는데 되갚지 않을 수도 없다. 사지로 달려가 아버지를 석방시킴은 효이고,공을 이룰 수 잇을지를  헤아려 일을 행하는 것은仁이며,할 일을 가려서 나아가는 것은 知이며,죽을 줄 알고도 피하지 않는 것은 勇이다."

 

이 짧은 기사 속에서 춘추시대와 전국시대의 서늘한 대비가 느껴진다. 오상이 춘추형 인간이라면 오자서는 전국형 인간이다. 춘추시대 말기의 인간이 전국시대 초기의 인간에게 당부하는 것이다. 상대가 누구든 갚을 것은 갚아야 한다. 그것이 전국시대의 법칙이다.

아들 '자서' 가 달아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아버지가 말했다.

"앞으로 초나라 군주와 대부들은 해가 진 후에나 밥을 먹을 수 잇으리라."

전쟁터에서 허덕이다 밤에나 밥을 먹을 것이라는 저주였다. -49-

 

-야심이 지나친 초영왕을 제거하고 국인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들어선 초평왕은 대체로 무난한 행정을 펼쳤다. 초평왕은 태자 임'에게 왕위를 무려주고 는 기원전 516년에 죽었다. 이 때 초나라 영윤 '낭와' 는 '자서(평왕의 서자 신申) ' 를 왕으로 받들려고 하였으나 거절하였다. 이에 이복 형  '자서'의 도움을 받아 태자 '임' 이 초나라 '소왕'으로 즉위했다.-89~ 91-

 

-어두운 곳에서 한 말은 아무도 모르는 듯하지만 쥐가 엿듣는다는 말이 있듯이 여론 앞에서 음모는 밝혀지게 마련이다.-94-

 

 

-합려는 전설제의 아들을 경으로 삼았다. 이는 중원이나 초나라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엇다.

합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엇지만 ,우두머릴로서 약속을 지킬 줄은 알앗다.  그를 거스르는 것은 죽음이엇지만 충성에 대한 대가는 확실했다. 전설제는 자기의 목숨으로 어린 아들을 경으로 올린 것이다. -109-

 

 

-초나라 좌윤 '극완'은 오나라의 난리를 틈탈 생각이 없엇다. 그는 "상대국의 난리를 틈타는 것은 상서롭지 못하다." 라고 선언하고 오나라 군의 퇴로를 열어주엇다. 그러나 극완은 이 '선행'이 빌미가 되어,돌아가자마자 뇌물을 받았다는 '비무극'의 참소를 받아 죽는다. 춘추의 써움 규칙은 이렇게 초나라에서도 무너졌다. -110-

 

 

-합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지만 중원의  어떤 군주보다도 대범했다. 그는 자기가 보기에 유능한 사람이면 믿고 썼다.[관자]를 비롯한 전국시대의 수많은 실용서들은 "인재를 보고도 쓰지 않으면 차라리 인재가 없느니만 못하다" 고 강조한다. 왜 그럴까? 훌륭한 이 인재임이 밝혀졌으나 등용되지 못하면 다른 인재들이 아예 왕의 곁으로 가지 않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적국으로 넘어가는 것이다.-119-

 

 

-모택동의 이른바 "적이 진격하면 우리는 물러나고,적이 물러나면 우리는 따라붙는다" 는 그의  전술은 "저들이 출격하면 우리는 돌아오고,저들인 돌아가면 우리는 다시  출격한다" 는 오자서의 전술과 완전히 일치한다. 모책동은 시종일관 이 전술로 중국 대륙을 장악했다.

사실 오자서의 전술은 모책동뿐만 아니라 수많은 재야의 야심가들에게 꿈을 심어주었고 전국시대 이후 이른바 허허실실이라 불리는  중국식 병법의 이론적 기반을 놓았다.-145-

 

 

-춘추시대에는 세 계절를 넘긴 전쟁이 없엇다. 제후의 도읍을 수장시키는 일도 없었고 전사자를 거두지 않고 화공을 가하는 일도 없엇다.

오-초의 쟁패에는 기존 춘추시대의 어떤 교전 수칙도 적요되지 않았다.

적에게 불길한 기운이 잇으면 나는 공격한다. 적의 재앙은 곧 나의 기회인 것이다. 적의 초상을 이용하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초의 싸움은 전술 면에서도 전국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205-

 

 

-범려가 구천에게 말했다

"왕께서 물으셨으니 제기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하늘의 도는 가득 차도 넘치지 않으며,왕성해도 교만하지 않으며,힘써 일하나 자기의 공을 자랑하지 않습니다.대저 성인은 하늘의 시기를 따라 행동하기에 이를 두고 '때를 지킨다' 하니,천시가 아니면 원정할 병사를 일으키지 않고,인사가 흥하지 않으면 먼저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 법입니다.-240-

 

 

-비유하자면 謨臣모신.과 용사들은 도롱이와 삿갓과 같아서 비가 오면 반드시 구하게 되는 것입니다.-246-

 

 

-오자서는 아비(합려)의 원수를 그토록 쉽게 포기하려는 부차에 대한 실망이 컸다.

오자서는 앞으로 초나라와 계속 싸워가려면 반드시 월나라를 먼저 치라고 한 것이다.

"짖으며 달려드는 개는 오히려 안전하지만 물러나서 눈치를 보는 개는 시선을 거두면 반드시 다시 문다"

"월나라가 10년 동안 백성를 거두어 먹이고 또 10년 동안 그들을 제대로 가르친다면,20년 후 우리 오나라 땅은 못(沼)이 되고 말 것이다" 라고 했다.

오자서는 대놓고 부차의 처사를 욕했을 것이다. 부차는 이 일을 계기로 서서히 오자서를 멀리한다. 이것이 오자서의 약점이었다. 그는 적을 치는 데는 뛰어나지만 스스로를 방어하는 데는 신경을 쓰지 않앗다. 그는 스스로 곧은 사람이었다.-250-

 

 

-구천은 오나라로 들어가 스스로 부차의 수레를 끄는 말의 고삐를 잡았다.

춘추시대에는 적국의 군주를 죽일 수는 잇으나 종으로 쓰지 않앗다.

오자서의 말처럼 적국의 왕을 죽이지 않앗다면 대우해줘야 한다. 애초에 죽이지 않아 명성을 얻으려 했다면 종복으로 써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구천은 부차보다 훨씬 무서운 사람이았다. 후일을 기약하고 이런 모욕을 다 받아들였으니 이제 그는 어떤 복안을 들고 나올것인가?-252-

 

 

-범려가 구천에게 말했다.

"오직 땅만이 만물을 하나같이 품고 빠뜨리지 않고 보살핍니다. 만물을 살리고 금수를 용납하며,그런 후에 그들에게 이름을 주고 그들이 주는 이익을 거둡니다. 예쁜  것이나 추한 것이나 모두 자라게  하고 그 생명을 살찌웁니다. 때가 오지 않으면 생명을 북돋울 수 없고,일은 세밀하게 연구하지 않으면 크게 이룰 수가 없습니다. -295-

 

 

-[국어]<월어>에 구천이 회계산에 갇혀 잇을 때 문종이 " 신이 듣기로, '상인은 여름에는 겨울을 대비히여 가죽을 사 모으고 겨울에는 여름에 팔 삼베를 모으며,가물 때 배를 준비하고 질척할 때 수레를 준비하여 부족하여 값이 오를 때를 대비한다' 합니다" 라고 하지 않았나? -328-

 

 

-오자서 ;

그는 겉으로 강인해 보이나 사실은 눈물이 많은 사람이다. 그의 원수가 되면 죽음을 각오해야 했지만,아랫사람이 되면 보살핌을 받고,윗사람이 되면 충고를 들을 수 잇었다.

부차

그는 전형적인 사이비였다. 강한 듯하나 약하고,아는 듯하나 무지하고,인자한 척하나 잔인하고,면밀한 듯하나 허술했다. 왜 그런가? 허명을 위해 아비의 복수를 포기하고,패자를 꿈꾸면서 삼면에 적을 만들었고,은혜를 베푸는 척하면서 종으로 쓰고,아군을 서슴없이 죽이며,백성을 굶기면서 높은대를 지었고,갑옷과 창은 열심히 준비하면서 군대의 사기는 돌보지 않았기 때문니다.

구천 :

그는 겉으로 부드러우나 속으로는 사랑이 없는 사람이었다.  문종만 구천에게 이용당한 것이 아니엇다. 전사들도 모두 구천에게 이용당했다.

범려는 살았고 문종은 죽엇다. 한 명는 떠나서 살고 한 명은 남아서 죽었다. 범려는 지혜롭고 문종은 아둔한가?

독자들도 한번 판단해보기를. 위로 누구를 따르고 아래로 누구를 거느리고 싶은가?그리고 스스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332-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