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 나를 세우는 옛 문장들 - 김영수 지움
.-사마천은 [보임안서]에서 " 제가 법에 굴복하여 죽임을 당한다 해도 아홉 마리 소에서 털 한 오라기가 없어지는 것과 같고 땅강아지나 개미 같은 미물과도 하등 다를 것이 없습니다. ...........
사람은 누구나 한 번 죽지만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또 어떤 죽음은 새털보다 가볍습니다. 이는 죽음을 사용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구우일모九牛一毛,
인고유일사人固有一死
혹중우태산 或重于泰山
혹경우홍모 或輕于鴻毛
용지소추이야用之所趨異也.
라는 천하의 명언이 탄생했다. 특히 '죽음을 사용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 라는 마지막 대목이 폐부를 찌른다.-23-
-사마천( 기원전145~ 90?) 은 [백이열전]에서 백이와 숙제 형제에 대한 공자( 기원전551~ 479) 의 평을 덧붙였다.
공자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 부귀란 놈이 구한다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내 비록 남의 말채찍을 잡는 천한 일아라도 기꺼이 하겠다. "
" 날이추워진 뒤에야 비로소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든다는 것을 안다.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 歲寒然後 知松栢之後凋 " 라고 했다.-44-
-[전국책]에는 " 닭들을 거느리는 우두머리 가 될지언정 소들의 뒤를 따르지는 말라
영위계시寧爲鷄尸
불위우종 不爲牛從 " 으로 표현되어 있다. .........
.........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무턱대고 닭의 주둥이가 되겠다고 나설 일이 아니다.
우리의 삶에는 '자신의 빛을 감춘 채 보이지 않게 실력을 기르며 때를 기다리는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시기도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소진열전> -54-
-순우곤은 제나라 위왕에게 충고 했다.
" 술이 도가 지나치면 어지럽고 酒極生亂, 즐거움이 도가 지나치면 슬퍼집니다樂極生悲
그런 다음 순우곤은 " 모든 일이 이와 같습니다. 사물이란 도가 지나치면 안 되며, 도가 지나치면 쇠할 수밖에 없습니다 " 라고 했다.
무엇이든 도가 지나치면 다른 한쪽이 다치거나 나를 해치게 된다.
도가 지나친 개인의 나쁜 습성과 불량한 사회 기풍은 한시라도 빨리
바꾸어야 한다. <골계열전> -74-
-......물론 잊을 것은 잊어야 한다. 사소한 일로 쌓인 감정은 빨리 터는 것이 현명하다. 하지만 역사에 굵은 선을 그은 큰 잘못은 잊기도 어렵고 잊을 수도 없다.
역사는 결코 과거를 망각하지 않는다. 인간의 망각조차 먹고사는 것이 역사이기 때문이다.
'애지필보' 는 다소 지나친 은원관이긴 하지만 때와 상황에 따라서는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범저채택열전>-79-
-빛이 강하면 그림자는 짙어지는 법이다.
태평성대에 접어들어 막강한 국력을 자랑하던 무제 때는 절대 권력에 빌붙어 살아가는 출세 지상주의자가 넘쳐나는 어두운 면도 있었다. -94-
-모든 관계 설정은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서로의 위치를 인정하는 것 ' 으로부터 시작된다.
"하늘을 보려면 고개를 젖혀야 하고, 땅을 보려면 고개를 숙여야 한다." 이것은 관조의 기본 자세이기도 하다. -110-
-사마천은 [태사공자서] 에서 " 만사의 성공과 실패, 흥망과 성쇠가 모두 <춘추>에 응집되어 있다. ........ 그래서 [역경] 에서는 ' 터럭만큼의 실수가 천 리나 되는 엄청난 잘못을 초래한다 ' 라고 하였고 신하가 군주를 시해하고 아들이 아비를 살해하는 일은 결코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오랫동안 쌓인 결과다 ' 라고 하여
모든 일은 어느 날 갑자기 터지는 것이 아니라 잘못이 오랫동안 쌓이고 쌓인 결과라고 지적한다. -115-
-늙지 않고 죽지 않는 생명체가 어디 있던가?
우리 모두가 미래의 ' 고목후주 ' 란 현실을 직시하고 그 시기에 재비해 확고한 자기 생각을 미리 마련하자. !
치워버리지 않으면 안 될 '고목후주 ' 가 되어 젊은 세대와ㅣ 사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사마상여열전] -134-
-戴盆望天대분망천
대야를 이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는 뜻이다. 이 성어는 중국 역대 최고의 문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보임안서>에 나온다.
'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돌볼 수는 없다 ' 는 이치를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야를 머리에 인 채 하늘을 바라보려는 어리석은 태도를 비꼬는 명언이기도 하다.
입사한 이후 공무에 쫓겨 오로지 일에만 매달려 집안 식구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사마천 의 통렬한 자기반성이자 고백이다.
궁형을 계기로 사마천은 머리에서 대야를 내려놓고 세상과 인간을 다시 보는 ' 지인논세知人論世 ' 의 경지를 터득했다.
편견과 오만에 빠져 사물을 보고 사람을 대하면 그 진상을 제대로 볼 수없다. 특히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오로지 한 방향으로만 매진하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서>><사마천열전> -146~ 148-
-" 빛나는 권세를 좇다 보면 몸을 망치는 것은 시간문제다.
점쟁이는 점을 잘 치지 못해도 복채를 빼앗기는 일이 없으나, 임금을 위해 일을 잘못하면 몸 둘 곳이 없어지지 않는가? 이 차이는 머리에 쓰는 관과 발에 신는 신발과의 거리만큼이나 크다. " 라고 했다.
약 2,000년 전 의식 있는 지식인들이 내린 현실 진단이다. 그들은 ' 빛나는 권세를 좇다 보면 몸을 망치는 것은 시간문제 ' 라는 극언도 서슴지 않느다. -151-
-불직일전不直一錢[
' 단 한 푼의 값어치도 안 나간다 '
가려 써도 손해 볼 것 없는 게 '말' 이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과 교양을 가늠하는 잣대다. 세상에서 가장 비쌀 수도 가장 값쌀 수도 있는 것이 말이고 글이다. '관부'(* 한나라 문제 때 사람) 의 죽음은 따지고 보면 ' 불직일전 ' 이라는 그 말에서 비롯되지 않았던가 ? [위기무안후열전] -170-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즐겨 먹던 음식을기피한다.
음식의 맛이 변한 게 아니다. 다만 더 맛있는 음식에 익숙해진 자신의 입맛이 변한 것뿐이다. [노자한비열전] -174-
-식인선용識人善用 :
'제대로 알아야 잘 쓸 수 잇다' 또는 '사람을 제대로 알아서 잘 쓴다'
대장무기재 大匠無棄材 :
훌륭한 목수는 나무의 재질을 보고 필요한 곳에 쓰되 ' 목재 차체를 버리는 법이 없다' 고 한다.
이 구절은 당나라 때의 문장가 한유의 <장도사를 보내며> 라는 시에 나온다.
당 태종의 충직한 신하 위징은 리더의 인재 기용에 관해 " 그 재주에 따라 취하시고 그 능력에 따라 임용하시되 장점은 쓰고 단점은 가려주면 됩니다.. " 라고 말했다.
물 위를 다니는 배와 땅 위를 다니는 수레의 용도가 다르듯 인재도 그 ㅇ 재능에 따랄 각기 달리 쓰일 수 있기에 단점을 들추기보다 장점을 살리라는 뜻이다.
이렇듯 훌륭한 리더의 인재 활용과 뛰어난 목수의 목재 활용 원칙은
완전히 일치한다.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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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외를 '황금으로 지은 집에 모셨다' 는 대목에서는 ' 황금대' 라는 말이 탄생했다. -191-
-사마천은 [화식열전]에서 제니라의 재상 관자의 말을 빌려 이렇게 적고 있다.
"창고가 넉넉하면 예절을 알고 먹고 입을 것이 넉넉하면 자랑스러움과 부끄러움을 안다" 는 말이 있다. 그러므로 군자도 부유해야 즐겨 덕을 행하고 소인도 부유해야 있는 힘을 다한다. 연못이 깊어야 물고기가 살고 산이 깊어야 짐승들이 살수 잇는 것처럼 사람도 부유해야 인의仁義를 따지게 된다.
* 천금의 재산을 가진 집안의 자식은 저잣거리에서 죽지 않는다.(천금지자 불사우시 千金之子,不死于市) -231-
-권위는 백성이 모르는 어려운 용어나 격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백성에게 쉽고 가깝게 다가갈수록 더욱 커지는 법이다. [장석지풍군열전][혹리열전] -274-
-중국 역사상 최고의 명군으로 꼽히는 한나라 '문제'는 '장석지' 에게
' 쉽고 요령 있게 너무 고상한 논의는 하지 말고 (비지무심고론卑之無甚高論)' 대책을 내놓으라고 말했다. 문제는 백성에게는 쉽고 요령 있는 말로 명령을 내려야 빨리 실행에 옮겨진다는 통치 요령을 터득하고 있었다.
우이독경 ' 즉 소귀에 경 읽기. 무식한 사람에게 경을 읽어줘 봐야 소용없다는 뜻이다. 이는 유식한 사람이 무식한 사람을 비꼬거나 무시할 때 사용하곤 한ㄷ.
그러나 중국에서는 이 성어를 글깨나 배웠다고 대중이 알아듣지 못하는 어려운 말만 잔뜩 늘어놓는 허식에 가득 찬 식자층을 비꼬는 말로 사용한다. 이것이 ' 우이독경 ' 의 본래 뜻이었는지 모른다.
많이 제대로 배운 사람의 말이나 글은 쉽다. 어쭙잖게 배운 사람이 어려운 용어와 미사여구를 동원해 학문의 얄팍함을 감추려 하는 법이다. 행정이나 법률 용어가 너무 어려워 일반 국민이 간단한 서류 한 장 작성하는 데 애를 먹는다. 권위는 백성이 모르는 어려운 용어나 격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백성에게 쉽고 가깝게 다가갈수록 더욱 커지는 법이다. [장석지풍군열전][혹리열전] -273~ 274-
-[시경] 에 " 높은 산은 우러러보고 큰길은 따라간다 (高山仰止,景行行止 는 말이 있다.ㅜ-276-
-[사기] 는 위대한 역사서이자 풍부한 문학성이 있는 불후의 고전이다.
그 이유는 심금을 울리는 고사와 이를 절묘한 단어로 압축하여 함축적으로 나타낸 성어들 때문이다. -303-
-이 세상은 각자 제 역할을 잘해냘 때 살맛 나는 법이다.
하는 일 없어 보이는 눈썹도 제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얼굴이 얼굴다워진다. 다시 말해 나만 내세우지 말고 상대의 존재와 역할, 능력을 기꺼이 인정할 때 세상이 세상다워지고 인간이 인간다워지는 것이다. -307-
-우리 몸의 각 부분은 모두 한 쌍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세 군데만은 하나뿐이다.
그 중에 혀는 칼보다 강하고 말은 총보다 무섭다. 혀와 말은 양날의 칼이다. 말의 가치는 조심할수록 더 올라가고 그에 따라 인간의 가치도 달라진다. 그래서 言格이 人格이라고 하는 것이다. [진세가] -311-
-" 날이 추워진 뒤라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드는 것을 안다" 는 뜻이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 歲寒然後 知松栢之後凋 다 . 이 성어의 출전은 [논어] 이지만 사마천이 [사기] 에 인용함을써 더욱 빛이 난 대표적인 경우다. 더욱이 이 말 뒤에 다음과 같은 사마천의 가슴 아픈 독백이 이어져 그 의미를 더욱 깊게 한다.
" 온 세상이 어지럽고 흐린 때라야 비로소 깨끗한 선비가 드러난다는 말이다. -318-
-'괴통 '( 한신의 책사策士 ) 은 '한신 '을 설득 한다.
" 호랑이가 머뭇거리는 것은 벌이 침으로 쏘는 것만 못하고 준마가 갈까 말까 망설이는 것은 늙은 말의 느릿한 한 걸음만 못합니다. '맹분' 같이 용감한 자라도 혼자 의심만 하고 있으면 평범한 필부의 하고야 마는 행동만 못한 것입니다......
대저 공로란 이루기는 어렵지만 실패하기는 쉽습니다. 좋은 때를 만나는 경우는 두 번 연거푸 오지 않는 법 입니다. " -331-
-기회는 오지만 잘 보이자 않는다.
시기란 얻기는 어려워도 잃기는 쉽다. (時難得而易失)
강태공으로 알려진 여상 은 문왕의 스승으로 그는 문왕의 아들 무왕을 도와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주나라를 세우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여상 은 그 공을 인정받아 지금의 산동성 지역에 제나라를 세워 제나라의 시조가 되엇다.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 때를 놓치면 일 전체가 어긋나기 마련이다. 한번 놓친 기회를 다시 잡으려면 전보다 몇 배 아니 몇 십 배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334~ 335-
-누구나 대장이 되려 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불안한 1인자 보다는 확실한 2인자가 낫다. 중국에서 주은래 없는 모택ㅇ동은 상상할 수 없다.
1인자는 모택동이었고 주은래는 2인자였지만 중국 사람들은 마음으로 주은래를 가장 존경한다. -344-
-주나라 유왕은 ' 포사 '와 놀아 나다가 기원ㄴ전 771년 이민족의 침략을 받아 살해당하고 주나라도 멸망의 위기로 몰린다.
이듬해 주나라는 도읍을 낙양으로 옮겨 난국을 간신히 수습한다.
역사는 이때부터 주나라를 '동주 ' 라고 부른다. 이것이 춘추시대의 시작이다. -392-
-역사의 거울에는 세 개의 모습이 비친다.
그것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내 모습이다. 과거는 현재에서 미래로 가는 데 둘도 없는 스승의 역할을 한다. [진시황본기]-469-
-남을 아는 것을 지혜라 하고 자신을 아는 사람을 현명하다 한다. 남을 이기는 것을 힘 있다 하고 자신을 이기는 것을 강하다 한다.(知人者智,自知者明,勝人者有力,自勝者强 [노자 33장 ] .
강자가 되려면 자신을 알고 또 자신을 이겨야 한다는 얘기다. 자신을 알고 자신을 이기는 사람은 여유롭고 부드럽다. -472-
-인생의 승부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결국 인생의 승자가 된다.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란 자신을 알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을 말한다. 자신을 알면 타인을 바로 볼 수 있고 그럼 윈-윈하는 방법을 함께 강구하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상생이며 공생이다. 지금 세상이 이런 승부를 간절히 원히고 잇다. -474-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라는 격언처럼 인생애서 성공은 실패라는 쓰라린 경험을 보약 삼아 얻는 경우가 대다수다. 문제는 실패를 복으로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 그리고 실패의 원인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반성하는 자세를 갖추었느냐에 잇다. 실패를 책임질 줄 아는 사람만이 재기하여 실패를 성공으로 바꿀 수 있다. [소진열전] -478-
-한나라의 대흉노정책을 놓고 강경론자 '왕회' 와 온건론자 ' 한안국' 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한안국은 왕회 를 설득했다. " 강한 기세로 활시위를 떠난 활도 결국은 땅에 떨어지고 만다 " 는 비유를 들었다.
" 강력한 쇠노(쇠뇌) 의 화살도 그 힘이 다한 지점에 이르면 세상에서 가장 얇다고 하는 노나라의 명주조차 뚫을 수 없습니다. 아무리 세찬 돌풍이라도 힘이 다한 지점에 이르면 가벼운 터럭조차 떠돌게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당초부터 강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나중에 힘이 쇠약해지기 때문입니다." -480-
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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