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612/ 언니의 폐경-김훈 지음

최해식 2017. 12. 16. 14:23

노을은 아무 거칠 것 없는 빈 하늘에 가득 찼고, 가득 찬 노을은  오히려 비어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들여다보면 깊어서 시선은 한없이 빨려들어갔다.  점점 작아지는 비행기들이 그 깊은 노을 속으로 사라졌고, 저물어서 도착하는 비행기들은 노을의 저쪽에서 배어나오듯이 한 개의 점으로 돋아나서 김포 쪽으로 다가왔다. -16-


-사위는 노을이 어둠에 밀려나면서 하늘 가장자리에 겨우 걸렸고,  넓은 들을 건너가는 송전탑의 불빛이 어두운 산 뒤쪽으로 숨어들고 있었다.  시간이 산들을 해 지는  쪽으로 데려가는 것인지. 저녁 무렵에 강 건너 산들은 점점 멀어 보였다. -21-


-헤어지고 또 세월이 그렇게  빠져나간다는 것이. 날이 흐려서 비가 오고비 오는 날이 저물어서 밤비가 내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36-


-.....-58-끝. 황순원 문학상 제5회수상작.


-.........-379-끝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