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527/ 태백산맥8 - 조정래 지음

최해식 2017. 2. 25. 18:29


-백두산이 담아 인 물을 천지 라 하였고,  한라산이 담아 인 물을  백록담 이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하늘의 못' 이라는 뜻인 천지에는 절대한 존재인 하느님이 막연하게 상징되고 있는 데 반하여  '흰 사슴의 못' 이라는 백록담에는 하늘에만 산다는 하얀 사슴들이 내려와 목욕하는 터라서 그런 이름이 지어진 거라는 사연이었다. -10-


-만주땅으로 들어선 기차는 '통화' 를 향하여 달리고있었다. 

.....기차는 하루내내 달려 400리 길 '통화'에 도착한 것은 오후 5시였다. .......당나라를 끌어들여 영토를 반 이하로 줄여버린 신라의 삼국통일이라는 것은 마땅히 역사의 검토를 거쳐야할 대목입니다. 그 뒤로 1,500년이 지나면서 회복을 하지 못했으니 감감한 얘기 아닙니까. -29-


-1951년 1월3일 대한민국 정부는 다시 부산으로 옮겨갔다.  그날 눈발잉 휘날리는 속에 서울시민 30여 만명이 꽁꽁 얼어붙은 한강의 얼음판을  밟고 서울을 떠나갔다.다음날 인민군이 다시 서울로 들어왔다-142-


-3000만 가까운 조선인잉 사는 조선땅에 일본놈들은 200여 만이었다.  그들을 일시에 죽이고 나도 죽을 각오를 해ㅓ버리면 강도는 물리쳐지는 것이엇다. 그놈들의 총에 맞서 이쪽에서는 죽창이며  낫을 들었다고 할 때 200만 을 일시에 죽이기ㅣ 위해 그 두 배인 400만만 죽을 각오를 하면 되는 것이다. 아니, 그 세 배인 600만잉 죽으면 어떤가.

그러나, 천지사방에서 일시어ㅔ 일어나 200만의 4분의 1인 50만만 죽여없애면 강도 일본놈들은 줄행랑을 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299-


-실비가 건듯 스쳐가고, 가랑비가 사운거리며 한 식경씩 내리고, 이슬비가 함초롬히 솔잎을 적시다 가면 산빛의 초록은 그 다양한 색감을 자랑하듯 아래서부터 위로 물결져 올랐다.  그 봄물결에 실려 진달래 꽃도 산등성이를 타올랐다.  비가 한차례씩 스쳐갈 때마다 풀이란 풀, 나무란 나무는  환성을 지르듯 푸른 기지개르 켜며 우쭐거려 일어서고, 골짜기르 흐르는 물소리는 차츰 맑고 크게 도란거리고, 햇발은 솜이불인양 나날이 포근하고 두터워져갔다  4월은 산골산골에 부풀 대로 부풀다못해 끝내는 터져 낭자하게 물감칠하는 초록의 봄을 현란하고 화사하게 펼쳐놓고 있었다. -306-


-뒷마당에는 5월의 햇살이 눈부시게 넘치고 있었고, 붉은 벽돌담을 따라 선 나무들은 윤기나는 진초록빛 잎들로  무성했다.  그 나무들 사이에 구름덩이마냥 탐스럽게 부풀어오른 연보랏빛 꽃송이들잉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수국이었다.  수국은 야하지 않고 고왔으며, 유별나지 않으면서 풍성했고, 별스럽지 않으면서 경건했다. .........먼발치에서 보면 충성한 하나의 꽃송이로 보이는 것이 실은 한 개의 꽃송이가 아니었다. 그건 수십 개의 작은 꽃송이들이 모여 한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꽃덩어리였다.  그래서 수국꽃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덩이 같기도 했고,  더없이 넉넉하고 풍요로워보이기도 했다. -345-


-"이제 감꽃 떨어졌는데  홍시 찾으시는군요." -348-


-364-끝.  [9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