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 관부연락선2 - 이병주 지음
-시모노세키를 항구라고 말할 수 있다면,
부산은 부피만 큰 어촌이다.-9-
-"봉천행 열차를 타실 손님은....." 하고, 라우드스피커가 울려 퍼졌다.
"부산 부두. 그렇지, 여기가 바로 대일본제국의 대륙에 이르는 관문이 아닌가."
......... " 어디 봉천뿐인가. 여기서 시작해서 하얼빈으로도 가고 치타로도 가고 페테르브르크에도 가고 바르샤바에도 가고 그리곤 베를린으로 해서 파리까지라도 갈 수 있지." -11-
-일한병합을 이룩하는 데 백 가지의 작용이 있었다면 그 중 80가지까지는 조선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조선의 자립을 불가능하게 한 것도 조선인이고, 일본의 군대를 청한 것도 조선인이고, 병합운동을 유발한 것도 조선인이고, 반대의 방향으로 국론을 통일하지 못한 것도 조선인이고, 조선의 왕실을 협박했다고 하지만 그 협박의 각본을 만든 사람도 조선인이고, 그 협박의 앞장을 선 사람도 조선인이라는 것이다.-21-
-나는 조선인 학생들잉 감상을 버리고 좀더 리얼하게 자신이나 주위를 보는 眼力을 길렀으면 해. 일본에 지배받는다고 생각하지 말고 일본을 이용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
....... 어떻게 하면 주어진 환경속에서 자기의 능력을 충분히발휘할 수있을까를 부단히 탐구해나가면 인간으로서의 승리자가 될 것 아냐?-26
-유태림은 철저하게 학생들을 천재로서 대우했다. 이는 유태림의 신념이기도 하다. ...................... "너희들은 모두가 천재들이다. 아직 그 천재가 잠자고 있을 뿐이다. 그 천재를 잠깨워야 한다." 천재를 잠깨우기 위해선 우선 기초 학문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열심히 기초 학문을 하고 있으면 어느 날 돌연 천재가 잠을 깬다는 것이다. 자기 속에 있는 천재를 잠깨워 개발하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라고 했다. 자기 속에 천재를 개발하지 못느 사람은 인생의 실패자라고도 했다.
그는 또 무명의 인사로서 애국하느니 보다 유명한 인물로서 애국하는 편을 택하라고도 했다.
......... 졸병으로서보다 장군으로서 애국하고, 이름없는 기술자로서보다 아인슈타인 같은 대과학자로서 애국하느 것이 국가, 민족 또는 인류를 위해서 훨씬 유익한 일이다.-66-
-긴 장마 끝에 나타난 태양의 무더움의 권태 속에 우리가 지쳐 잇다고 해서 세계의 역사마저 정체해 있을 리는 없다. -111-
-여운형 선생이 졸업식 축사를 하셨다.
"너희들은 이제 겨우 날기를 배운 어린 새와 같다. 자기의 힘도 계산하지 못하고 대해를 날 작정을 한다거나, 전류가 통하고 있는 전선에 앉는다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간교한 놈들의 꾀임에 빠져 그 그물에 사로잡힐 염려도 없지 않으니 부디 앉을자리, 설 자리, 가야 할 거리, 집으로 돌아오는 방향 이런 것을 잃지 않도록 해라 그것만 조심하면 너흐들의 앞날은 너희들의 것이 된다. -139-
-이른바 여순반란 사건이다. 제주도의 좌익폭동을 진압할 목적으로 출동명령을 받은 14연대가 여수에서 승선하기 직전 반란을일으킨 것이다. 주모자는 김지회 라는 육군 소위 ,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지 2개월 남짓한 1948년 10월20일 새벽의 일이다. ................... 여순반란사건잉 계기가 되어 철저한 肅軍이 있었다. 그 때문에 6.25동란 중에 국군 가운데서의 반란을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견해가 성립된다.-247-
출전 ; 영상실록 49년 ; https://www.youtube.com/watch?v=l4Hhc5d4lEY
-1950년 6월25일.
무더운 날씨였다. 그날의 오후는 더욱 무더웠다. 비를 내릴 생각도 없잉 잔뜩 찌푸린 하늘, 바람 한 점 없는 더위........ 그 무더운 날의 오후 우리들 몇몇은 친구 집의 응접실에 모여 앉아 있었다. -315-
-이 소설은 도쿄 유학생 시절에 유태림이 관부연락선에 대한 조사를 벌이면서 직접 작성한 기록과, 해방공간에서 교사생활을 함께한 해설자 이선생이 유태림의 삶을 관찰한 기록으로 양분되어 있다. 그리고 이 두 기록이 교차하며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따라서 하나의 장이 이선생인 '나'의 기록이면 다음 장은 유태림인 '나'의 기록이다. -373-
-우리에게는, 우리 역사에는, 너무도 많은 유태림이 있으며 그들의 아픔과 비극이 오늘날 우리 삶의 뿌리에 맞닿아 잇다. -377- 끝. 잘 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