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명 이야기 / 황우석 , 최재천 글
<황우석 - 생명은 희망이다>
-삼인행三人行이면 , 필유아사必有我師라 ......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 <논어> -10-
-소의 性주기는 21일 , 사람의 성주기는 28~30일인 반면 닭의 성주기는 하루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닭이 홰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일상이 모두 과학 현상이고 이는 자연의 법칙에 따른 것이다. -25-
-봄이면 논두렁마다 흐드러지게 핀 붉은 자운영이 아르다웠고 , 한여름 땅이 패도록 굵은 소나기가 퍼붓고 간 뒤 젖은 땅에서 피어오르던 매운 흙냄새와 향긋한 풀 냄새가 좋았다. 또 매일매일 눈에 띄도록 단풍이 짙어가던 가을 숲은 어떤 예술 작품에서도 볼 수 없는 색의 향연이었으며 ,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지난밤에 쏟아진 흰 눈을 얹고 위태롭게 매달린 붉은 감은 무채색 겨울 풍경의 화룡점정이었다. -28-
-세상사는 공정한 것이어서 조금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내 노력에 충분히 답해 주었다, 천재는 99퍼센트의 노력과 1퍼센트의 영감이라는 말은 성공한 천재가 범인들을 위로하려 지어낸 말이아니다. 그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99퍼센트의 노력만이 천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믿고 싶다.
..... 할만틈 했는데도 안 된다고 포기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결과를 따지기 때문이다. 눈앞의 결과에 연연해 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혼신의 힘으로 최선을 다하라. 안 되면 될 때까지 노력하하. 될 때까지 하겠다는 각오면 이루지 못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47-
-합리만으로는 인간을 설명할 수 없고 , 인간의 역사 또한 합리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간의 역사를 결정적으로 좌우한 것은 합리를 뛰어넘는 무모한 도전이었는지 모른다......
....나 역시 실패에 실패를 거듭했다. 그러나 나는 믿었다. 모든 연구자들이 난관에 가로막혀 실패한 것이 사실이지만 어딘가 반드시 그 벽을 뛰어넘는 방법이 있을 거라고. 그리고 끝없는 실패와 도전의 반복 끝에 마침내 우리는 그 벽을 뛰어넘고야 말았다........
......모든 연구자가 부딪쳤던 난관은 누군가 언젠가 넘어야 할 벽이고 , 그 벽은 무수한 실패 끝에 비로소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무엇인가를 이루려면 때로는 손해도 실패도 감수할 줄 알아야 한다. 손해나 실패를 겪지 않으려는 태도는 자연의 이치에도 어긋난다. 때로는 소낙비에 몸을 적시기도 해야 하고 , 찌는 더위에 진땀을 쏟기도 해야 곡식이 영근다. 초목은 비를 빨아들이고 , 땡볕에는 열매를 익히고 , 새나 짐승에게 열매의 일부를 나눠주고 , 대신 새나 짐승은 초목의 씨를 사방에 퍼뜨린다. 그렇게 자연은 우리와 어우러져 살아가게 되어 있다.......... 살쾡이 역시 언젠가는 죽어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생물의 먹이가 되고 다시 흙으로 돌아가 마침내는 대지의 , 풀과 나무의 양분이 된다. 만물이 조화를 이루며 다만 제 생을 최선을 다해 살아내는 것 , 담담하게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무수한 순환의 터전 , 자연은 바로 그런 것이다. 손해나 실패를 감당하지 않으려는 것은 어우러짐을 거부하고 나만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다. 좀더 멀리 , 좀더 크게 보면 손해나 실패도 때로는 공동체를 위해 큰 이익이 될 수 있다. -53~55-
-세상의 모든 위대한 발견은 뜻하지 않게 우연히 이루어진다고 한다. .... 세상에 우연한 발견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똑같은 실험을 똑같은 동물을 대상으로 하루에 몇 번씩 , 몇 년에 걸쳐 수백 , 수천 번 반복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발견할 확률과 끊임없이 싸워왔던 것이다. 이를 테면 바닷가 넓은 백사장의 모래를 한 번에 한 줌씩 집어내어 , 그 속에 묻힌 반지를 찾겠다는 참으로 무모한 도전이었다.-111-
-조금만 더 해보자 , 분명히 된다....... 실패를 딛고 기적을 이뤄본 우리들은 이제 더 힘차게 불가능에 도전할 수 있다. 또다른 하늘을 열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적막한 실험실에서 세월을 잊는다. -114-
-성실은 우리가 믿는 최고의 능력이며 가치다...... 우리의 모토는 ' 하늘을 감동시키자 ' 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 일에 미쳐야 한다. ' 일에 미칠 정도가 아니면 하늘에 닿을 수 없기 때문디다. 불가능하다고생각한 것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도 ' 하늘을 감동시킬 만큼 노력했기 때문 ' 이라고 생각한다. .........
.......세상 어디에도 왕도는 없다. 단 하나의 왕도가 있다면 그것은 성실이다. 하늘을 감동시킬 만큼 성실하다면 바보라도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나는 매일매일 학생들을 보면서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삶의 원리를 체험하고 있다. -127~ 129-
-흙은 사람이 흘린 땀만큼 그대로 보답하기 때문디다. 땅은 받은 만큼 그대로 되돌려준다. 우리가 하는 일도 그렇다. -130-
-줄기세포 연구결과를 발포한 이후 비난 여론이 쏟아질 때 " 왜 우리는 사람을 알아주고 업적을 인정하는 데 인색할까? " 억울하기도 했다. ..... ....... 그렇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지금 이 순간은 괴롭고 힘들디만 조금만 지나면 막혔던 길이 시원하게 뚫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161-
-기득권을 자진 지도층이 사회적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말아디. 지도층이란 당사자가 어떻게 생각하든 이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입은 사람이다.-174-
-어딘가 길이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 길이 없으면 우리가 만들겠다는 믿음으로 , 지금까지 달려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제나 길은 열려 있었다. 다만 안개에 가려 혹은 숲에 가려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언제나 길은 존재한다. -183-
<최재천 - 알면 사랑한다 >
-위험할 수 잇는 자극을 패해 숨는 것은 ' 본능 ' 이다. 그러나 여러 번 반복 해도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자극에 대해서는 신경이 무뎌진다. 우리가 흔히 겪는 " 나쁜 습관이 생긴다 " 거나 " 타성이 붙는다" 는 일들이 다 이에 속한다. ....... 일단 타성이 븉은 습관을 고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담배나 술을 끊으려 애써본 이라면 잘 알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리 사건들에서도 , 처음 일이 불거졌을 때에는 금방 누구라도 절단이 날 것처럼 법석을 떨다가도 사간이 흐르면 흐지부지되어 버리고 마는 걸 너무나 자주 보았다. -269-
-2020년 여름 어느 날 장대비가 한바탕 쏟아붓고 지나간 오후. ......
.... 정부의 끈질긴 인구분산정책 덕에 많은 기관과 시설들이 예전의 서울을 빠져나가 행정구역으로서 서울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물론 서울을 둘러싼 수많은 위성도시들은 하루가 다르게 팽창하여 광역시로서 서울은 이미 세계 10대 도시가 된 지 오래지만 대부분의 업무와 거래들이 인터넷 상에서 이뤄지는 덕에 서울은 우리가 우려하던 만큼 그렇게 끔찍한 지옥으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언제나 그랬듯이 특히 강북은 다른 곳에 비해 변화의 속도가 늦어 인사동에는 아직 여의주를 입에 물고 있는 용과 두툼한 옛날 붓을 파는 작은 상점들이 남아 있다. 거의 20년 전부터 곧 나타나리라고 둥드드둥둥 북을 쳤던 복제 인간은 아직 우리 곁에 없다. 내가 그 옛날 어느 글에서 상상했던 대로 옆집에 복제인간 부부가 이사 오는 사건은 아직 벌어지지 않았다. -295~ 296-
-종이 , 나침반 , 화약 , 시계 등 이미 1세기경에 중국이 보유하고 잇던 발명품들이 서구에 등장한 것은 10세기나 그 이후였다. 서양의 과학이 동양을 넘보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이후였고 본격적으로 그 힘의 불균형이 국제정치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세기였다. 1840년에 벌어진 아편전쟁은 그 중 가장 상징적인 예라 할 수 있다. 그때 강제적으로 무릎을 꿇었던 중국이 이제 자발적으로 과학의 우위를 되찾기 위해 뛰고 있다.-306-
-중국은 장쩌민 전 국가주서과 후진타오 현 주석을 비롯하여 국가 최고지도부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의 절대다수가 이공계 출신이다. 그렇지 않아도 막강한 인구의 힘만으로도 강대국 대열에 진입할 차비를 갖춘 중국이 동아시아는 물론 명실공히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설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 또다시 중국의 속국으로 전락하는 역사를 되풀이하게 될까 두렵다. 경제적 속국으로 겪을 설움은 정치적 속국으로 겪었던 설움에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다. .......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 " 는 우리 옛말이 있다. 새로운 연구진을 구성하려고 이리저리 뛰어본 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떠올려본 속담일 것이다. 나는 대한민국을 한 마디로 ' 소모품 안간사회' 라고 정의한다. 우리 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낀다고 기대하지도 않지만 거꾸로 후진국으로 전락할 위험도 없다고 생각한다. .............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체면을 유지하려 '발악 ' 을 하는 동안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질은 급락하고 있다. 우리가 바로 대표적인 소모품이다. 이 불행한 삶의질곡을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이제라도 기초를 확실하게 다지는 일밖에 없다. 나는 선진국이란 변화를 주도하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가까스로 턱걸이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진정 변화를 주도하는 선진국가가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단단한 기초학문을 구축하기 전엔느 절대로 불가능한 일아다. ........ 모두 필사적으로 살고 잇다. 아침 아홉시에 출근하여 새벽 한두시에 퇴근한다. 이런 열악한 환경속에서 초대형 과학자가 나오기는 가뭄에 콩나다 말라 죽는 수준이다. 역설적을로 들릴지 모르지만 빈둥거릴 시간이 있어야 창의적인 연구결과가 나오는 법인데 그저 숙제만 하기에도 하루 해가 모자란다. -309~ 313-
-나는 일본 문제 전문가가 아니다. 다만 그들의 학계와 우리의 학계를 비교하년 일본은 앞으로 5년간 과학 기술 분야에 24조 엔을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리와의 차이는 앞으로 더 벌어질 것 같다. ............ 파격적인 투자는 뒤따라가는 우리가 해야 하는데 오히려 앞서가는 일본이 한단다, -324~ 325-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2020년으로 앞질러가 미리 퍼온 기사들이다.
'1인당 국민소득 세계9위' , '개인행복지수 세계 2위 ' , ' 세상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다섯 나라중 하나 ' ........ 연일 신문지상에 쏟아지는 대한민국에 대한 평들이다. ' 무엇이 이 작은 나라 한국을 이처럼 강하게 만드는가? ' <뉴욕 타임스>의 사설 제목이다. ' 아시아 경제가 전반적으로 불안정한데 한국은 어떻게 건장할 수 있는가? ' <월스트리트 저널> 이 묻는다. ' 코리아 , 그 성공의 비결 ' , <타임>이 표지특집으로 다뤘다. 이 많은 기사들은 한결같이 한국의 성공비결을 2000년대 초반 과감하게 기초과학에 투자한 국가 정책의 덕이라고 입을 모은다. ........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이 같은 아름다운 미래와는 거리가 멀다. 근래 우리 경제가 걸어온 길을 돌이켜보면 마치 미식축구 경기를 보는 것 같다. 혼신의 힘을 다하여 적의 수비망을 뚫고 이제 막 터치다운을 하려는 순간 , 졸지에 인터셉트를 당해 빈번이 점수를 잃고만다. 예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며 다시 무거운 몸들을 추스른다. 하지만 급한 김에 공격을 너무 서두르다 보니 연신 심판의 호루라기가 울린다. 잇단 반칙에 전진은 고사하고 후퇴하기 바쁘다. 이것이 내 눈에 보이는 우리 경제의 모습이다. 죽어라 일해 겨우 몇 발자국 가다 보면 국제 시장의 사소한 변동에도 발이 걸려 넘어지기 일쑤다..... 우리 경제는 앞으로도 이런 악순환을 오랫동안 반복할 것이라고 서슴없이 말할 수 있다. ..........
.........지금 이대로 그저 체면을 유지하는 정책을 고수한다면 2020년에도 우리는 계속 땀은 땀대로 흘리며 지금처럼 불안하게 살 것이고 , 지금의 몇 배의 예산을 기초과학에 과감히 투자하면 우리가 부러워하는 그런 나라들처럼 될 것이다. .......
...........히딩크는 기초채력과 기본기만 갖추면 어디에 내놓아도 당당히 경쟁할 수 잇다는 걸 입증해 보였다. 기초를 튼튼히 하는 일이 가장 확실하고도 빠른 결과를 보장한다는 걸 분명히 보여주었다. .........
....... 지금 당장 껌 한 개 더 파는 데 목 매지 말고 과감하게 미래에 투자하자. 기초학문의 교육과 연구에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투자를 해야 한다. 건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본부터 다시 점검하자. 잔재주 부리지 말고 히딩크처럼 우직하게 기초를 닦는 일에 매진하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살기 좋은 나라의 국민이 되어 있을 것이다. 히딩크 씨 , 소중한 가르침 참으로 고맙소. -327~ 331-
-6백만 년이란 시간은 진화사의 관점에서 보면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지구의 역사를 하루에 비유한다면 1분도 채 되지 않는 지극히 짧은 시간이다. 현생인류가 탄생한 것은 그보다도 월씬 최근인 15만~ 23만 년 전의 일이고 보면 인간은 그야말로 순간에 ' 창조 ' 된 동물이다. 그런데 그 어린것이 버르장머리없이 온통 흙탕물을 튀기고 있다. 진화는 결코 우리 인류를 탄생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과정이 아니다. 이 지구는 우리 인간을 탄생시키기 위해 그동안 그렇게 열심히 태양의 주위를 맴돈 것은 절대 아니라는 얘기다. -347- ...........